“2층, 3층인데 엘리베이터 타다니…나도 모르게 짜증이 확”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7월 26일 16시 3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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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일인데다 비가 내려 차가 유난히 막혔던 이달 13일 출근길. 올해 갓 취직한 직장인 강모 씨(28)는 평소보다 30분 일찍 집을 나섰지만 오전 9시 직원 조회시간을 7분 앞두고서야 회사 로비에 겨우 도착했다.

3분을 기다려 탄 엘리베이터에서 안도하던 순간. 엘리베이터 안 층계를 나타내는 대부분의 버튼에 빨간 불이 들어왔다. 이 건물은 18층 건물이었다. 2층, 3층 버튼도 불빛을 내고 있었다. 강 씨는 “계단을 이용할 수 없는 사람도 아닌데 2, 3층을 누르는 걸 보고는 나도 모르게 짜증이 확 솟구쳤다”고 말했다.

2010년 4월 미국의 IBM 연구진은 흥미로운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연구진은 뉴욕, 로스엔젤레스, 시카고 등 미국 16개 대도시 6486개 빌딩에 근무하는 직장인들이 1년간 엘리베이터를 이용하는데 얼마나 많은 시간을 쓰는지 측정했다. 그 결과 측정대상 건물에서 일하는 직장인들이 1년 동안 엘리베이터를 탄 시간의 합은 총 33년이었다. 또 엘리베이터를 타기 위해 기다리는데 총 92년의 시간을 쓰는 것으로 나타났다. 2층, 3층 등 저층을 엘리베이터를 타지 않고 걸어 다니기만 해도 많은 시간을 줄일 수 있었을 것이라는 분석이었다.

에너지관리공단에 따르면 20층 건물에서 3층 이하를 다닐 때 계단을 이용하도록 하면 엘리베이터 1대 당 한 달에 약 300kwh의 전력을 아낄 수 있다. 또 닫힘 버튼을 누르지 않으면 엘리베이터 소비전력을 약 1.4~1.7% 정도 줄일 수 있다. 에너지관리공단 관계자는 “엘리베이터문이 자동으로 닫힐 때까지 약 5초만 기다리면 에너지도 아끼고 타인도 배려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절전의 효과는 엘리베이터를 격층으로 운영하면 더 커진다. 15인승 엘리베이터를 20층 아파트에서 운행했을 때 격층으로 운행하면 시간당 최대 165회를 운행하고 전층을 운행하면 180회 운행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격층으로 운행하면 월 전기요금을 23.6% 아낄 수 있는 셈이다.

김준일 기자 ji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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