착한 운전 마일리지 시행 2년 차 서약 준수율이 80%를 넘어섰다. 시행 첫해 70%에 비해 크게 증가한 수치다. 첫해에는 101만 명이 1년을 채우지 못하고 중도 탈락했다. 하지만 2년 차에는 59만 명이 사고를 내거나 교통법규를 위반해 42%나 줄었다. 28일 현재까지 전국적으로 251만 명의 서약자가 81%의 준수율을 보이고 있다. 시간이 갈수록 착한 운전을 실천하는 운전자가 늘고 있다는 의미다.
착한 운전을 서약하는 사람도 줄을 잇고 있다. 지난해 8월부터 이달 28일까지 60만 명이 새로 서약서에 서명했다. 착한 운전 서약 후 법규를 위반했지만 다시 서약하고 무사고·무위반을 실천하고 있는 운전자도 4만 명에 이른다.
지난해 12월에는 중소기업진흥공단 임직원 395명이 착한 운전을 서약하는 등 공공기관의 참여도 활발했다. 고객행복실 추현호 과장(38)은 “서약 후 법규 준수와 안전운전에 더 신경 쓰게 됐다. 올바른 운전습관을 만들어 안전한 교통문화를 정착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시행 초기인 2013년 11월 착한 운전 마일리지에 가입했던 연천군시설관리공단 소속 직원들은 전원 서약 준수에 성공해 지난해 말 ‘착한 운전 마일리지’를 적립 받았다. 올해 3월에는 한국남동발전 영흥화력본부 직원들도 서약서에 서명했다.
시행 초기부터 소속 운전사 1만8000여 명이 참여해 운전문화 개선을 추진해 온 CJ대한통운 측은 “착한 운전 서약을 지키는 기간이 늘어날수록 교통법규 준수 의식이 높아지고 있다”고 밝혔다. 2013년 8월 서약 후 2년 동안 무사고·무위반 서약을 실천 중인 인천지사 소속 유태상 씨(45)는 “착한 운전 마일리지 가입 후 좀 더 책임감을 갖고 안전하게 운전하고 있다. 주변 지인들에게도 적극 추천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약자의 편의를 위해 제도도 개선됐다. 착한 운전을 서약하고 1년 동안 무사고·무위반을 지키면 다음 해에도 서약이 자동 갱신된다. 서약 후 1년이 지나면 다시 경찰서나 파출소를 찾아야 했던 초기와 달라진 점이다. 서약서 접수는 인터넷으로도 받는다. 공인인증서로 교통범칙금 인터넷 납부 시스템(www.efine.go.kr)에 접속하면 쉽게 접수시킬 수 있으며 적립현황도 확인할 수 있다. 마일리지 적립 현황과 서약 진행사항 등을 확인할 수 없어 불편하다는 서약자들의 건의에 따른 조치다.
착한 운전 서약 참여와 높은 법규 준수율에 힘입어 지난해 인구 10만 명당 교통사고 사망자 수는 40년 만에 한 자릿수로 떨어졌다. 22일 경찰이 발표한 ‘2015년판 교통사고 통계’에 따르면 10만 명당 2014년 교통사고 사망자는 9.4명이었다. 이는 1974년 9.0명 이후 처음이다. 2012년 5392명이던 사망자 수는 2013년 5092명, 지난해에는 4762명으로 줄었다.
무사고·무위반 서약 준수율이 늘고, 보다 안전한 도로환경이 만들어진 것을 두고 착한 운전 마일리지 제도가 새로운 교통문화를 일궈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강신명 경찰청장은 “운전자가 스스로 준법운전을 약속하고 이를 지키려고 노력해 교통안전 활동의 중심이 되고 있다. 착한 운전 마일리지에 국민들이 지속적인 관심을 보여준 데 대해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이수범 서울시립대 교통공학과 교수는 “마일리지 적립과 더불어 보험료를 할인해 주는 등 방안을 모색한다면 보다 많은 운전자가 착한 운전을 서약하고 교통문화 개선에 앞장설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 착한 운전 마일리지 제도 ::
무사고·무위반을 서약한 운전자가 1년간 서약을 지키면 점수 10점을 부여하는 제도. 나중에 벌점이 누적돼 면허정지 처분을 받을 때 마일리지 점수만큼 벌점을 깎을 수 있다. 각 경찰관서에서 신청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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