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원대 지능로봇공학과 “창의적 소통하는 로봇 만들겠다” 빡세지만 알찬 이곳은?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8월 3일 11시 0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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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T100]목원대 지능로봇공학과

목원대 지능로봇공학과 교수와 학생들이 지난해 교내학술제에서 선전을 다짐하며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앞줄 가운데가 서비스로봇 ‘목이원이’, 오른쪽이 공연 및 안내로봇 ‘아롬’이다.
목원대 지능로봇공학과 교수와 학생들이 지난해 교내학술제에서 선전을 다짐하며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앞줄 가운데가 서비스로봇 ‘목이원이’, 오른쪽이 공연 및 안내로봇 ‘아롬’이다.

8월이면 대전은 ‘로봇 축제’와 ‘로봇 전쟁’의 열기에 휩싸인다. 올해도 예외가 아니다. 국내 최대 규모의 로봇축제인 로봇융합페스티벌이 4~9일 대전컨벤션센터(DCC)와 대전무역전시관 등에서 열린다. 참가 인원만 6700여 명(39종목 117부문)에 이른다. 이번 대회에선 ‘2015 FIRA 로보월드컵’ ‘지능형 시스템온칩(SoC) 로봇워 대회’ ‘융합과학(STEAM)창작 경진대회’ 등 굵직한 행사가 열린다. 말로만 듣던 로봇의 미래와 발전상을 눈으로 확인할 수 있는 대회다. 로봇이 축구 경기를 하고, 반도체 칩을 이용해 개발한 두뇌 프로그램을 장착한 인공지능 로봇이 미션을 수행한다. 눈이 휘둥그레질 수밖에 없다.

이번 대회의 주역 중 하나는 ‘융합과학 창작 경진대회’를 여는 목원대 지능로봇공학과(학과장 서용호 교수)다. 방학 중인데도 이 학과의 ‘로봇지능 실험실’ ‘마이크로프로세서 실습실’ 등엔 학생들이 삼삼오오 모여 대회 마무리 작업에 여념이 없다. 학과는 이번 경진대회에 ‘고개를 휙휙 카메라도 휙휙’ ‘로드페이스’ 등 두 팀이 참가한다. 장애물이 많은 지형 등에서 사용자가 주변 환경을 쉽게 파악할 수 있고, CC TV나 탐사·군사 등 전문 분야에 널리 쓰일 수 있는 ‘HMD를 이용한 팬틸트 카메라 원격제어’ 기술과 ‘영상인식을 활용한 자동화 도서정리 로봇’을 선보인다. 지능로봇공학과는 이번 로봇융합페스티벌에서 경사를 맞았다. 교육용 로봇 ‘에뽀(EPOR)’가 초등부 대회에 공식 로봇으로서 미션을 수행하게 된 것. ‘에뽀’는 서용호 교수가 3년간 준비를 하고 1년간 학생들과 함께 개발한 교육용 로봇. 학생들은 로봇 프로그래밍 입문 교육에 최적화된 에뽀를 통해 로봇의 기능은 무엇이며, 로봇을 어떻게 움직일지 등 로봇을 활용한 소프트웨어 교육을 할 수 있다.

목원대 지능로봇공학과는 2005년 국내 최초로 문을 열었다. 지금까지도 유일무이한 ‘지능’로봇공학과이다. 지능로봇은 감각과 인식 기능이 있어 인간처럼 행동 결정을 할 수 있는 로봇을 말한다. 즉 센서의 데이터를 기초로 판단하고 동작하는 로봇이다. 학과는 ‘로봇’, 그중에서도 ‘지능로봇’이 블루오션임을 일찍 알아챘다. 로봇산업이 아직은 활성화되지 않았지만 ‘1가구 1로봇’시대가 도래할 것이므로 차세대 성장동력산업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에 맞춰 학과는 현장 실무중심의 교과과정, 지능로봇을 설계 제작하는 개인 프로젝트, 학·연·산 협력 입체 교육 등을 통해 지능로봇 시장을 주도할 인재 양성에 매진하고 있다.

‘한이음 엑스포(코엑스·11월)’와 ‘팀프로젝트’. 이 학과의 강점을 압축적으로 보여주는 키워드다. 미래창조과학부가 주최하는 한이음 엑스포는 전국 4년제 정보기술(IT) 관련 학과의 공모전이다. 여기에서 목원대 지능로봇공학과는 대회에 참가한 3년 연속(2012, 2013, 2014년) 최다 선정(12~16개 팀)되는 쾌거를 이뤘다. 수상 내용도 화려하다. ‘2013 융합과학 창작 경진대회’에서는 대상과 은상을, ‘2014 한이음엑스포’에서는 동상을 받았다. ‘2012 국제로봇콘테스트 로봇올림피아드 챔피언십’에서는 특허청장상을 수상했다. 논문 경진대회 수상 실적도 뛰어나다. 2013년 일본 후쿠오카공대에서 열린 ‘IRoA 2013’에서 우수논문상을, 2012년 KIST 강릉분원에서 열린 ‘제7회 한국로봇종합학술대회’에서는 영예의 최우수논문상을 받았다. 2013년 ‘제8회 한국로봇종합학술대회’에서도 우수논문상을 수상했다.

이 학과의 힘의 원천은 무엇일까. 인간과 의사소통이 자유로우면서도 창의적인 로봇을 만들겠다는 학생들의 꿈과 끼, 로봇공학과 지능로봇시스템, 모바일로봇 등을 전공한 교수들의 열정, 최적화한 교과과정과 교육환경이 한데 어우러진 결과다.

비결은 또 있다. 이 학과만의 ‘팀프로젝트’다. 선후배와 교수, 기업체 멘토가 하나가 돼 프로젝트를 함께 완성한다. ‘한이음 멘토링 팀프로젝트’ ‘이브와 멘토링 프로젝트’가 대표적이다. ‘뇌파측정기반 장애인 보조 로봇팔 원격제어’와 ‘보행 보조를 위한 실버케어 근력증강로봇’ 등이 이런 과정을 거쳐 나온 지난해 졸업작품이다. 올해 졸업 작품 역시 똑같은 과정을 거친다. ‘키넥트와 데이터글러브를 이용한 매니퓰레이터 개발’에는 양태규 교수와 이상원, 권한해 씨, 유승선 ‘코아트리’연구소장이 멘토로 참여한다. ‘학교 앞 아동 안전지킴이 로봇’ 작품엔 서용호 교수와 전재윤 오건영 씨, 멘토로는 벤처기업 ‘아이티즈’의 한중희 연구소장이 참여한다. ‘노약자를 위한 기립 및 보행 보조 장치 개발’에는 양태규 교수와 백승민 선승규 씨, 로봇업체 ‘새온’ 대표 김진현 씨가 멘토 역할을 맡았다. 12개 팀에 4학년생 모두 참여하는 졸업작품전이다.

지능로봇공학과가 개발한 공연 및 안내로봇 ‘새롬’과 ‘아롬’.
지능로봇공학과가 개발한 공연 및 안내로봇 ‘새롬’과 ‘아롬’.


교과과정도 알차고 빡세다. 실험실습 80%에 이론 20%다. 이론 역시 실습을 병행하는 것이어서 거의 대부분 수업이 실험실습으로 이뤄진다. 1학년 2학기 때 배우는 ‘마이크로컨트롤러설계 및 응용’ 과목은 타 대학 로봇공학과에서는 보통 3, 4학년에서 배우는 과정이다. 서용호 교수는 “로봇은 융합학문이다. 컴퓨터와 전자, 기계분야가 밀접하게 상호 작용한다. 학생들이 로봇 소프트웨어 기본 소양을 빨리 키울 수 있도록 도와주기 위해 1학년 교과에 편성했다”고 밝혔다. 교과과정을 좀더 들여다보자. 1학년은 지능로봇정보개론과 로봇프로그래밍을, 2학년은 로봇개발의 툴(tool)을 다루는 로봇스튜디오와 인공지능 관련 인공신경망을, 3학년은 로봇시뮬레이션과 로봇시스템통합, 스마트로봇을, 4학년은 로봇제작프로젝트1, 2와 인간로봇 상호작용을 배운다. 박수근 씨(3년)는 “지능로봇공학이란 게 도대체 뭘까, 호기심에 끌려 이 학과에 오게 됐다. 공대의 다른 학과들에 비해 많은 전공과목을 배운다. 공부할 게 많아 힘들기도 하지만 성취감은 더욱 크다. 임베디드나 펌웨어 관련 회사에 취업해 역량을 발휘하고 싶다”며 교과과정에 만족을 표시했다. 박 씨의 말마따나 이 학과 학생들은 방학 중에도 쉴 틈이 별로 없다. 정규 교과에서 부족한 내용을 더 배우는 한편 팀프로젝트에도 참여한다. 3, 4학년은 취업실무프로그램을 통해 현장실무를 익힌다.

학생들에게 인상적인 과목을 얘기해달라고 하자 심재형 씨(2년)는 정세영 교수의 ‘마이크로로봇설계 및 응용’ 과목을, 백승민 씨(4년)는 서용호 교수의 ‘인간로봇 상호작용’을 꼽았다. 심 씨는 “교수님이 만든 로봇에 학생들이 각자 창의적인 프로그램을 넣어 작품을 만든다. 이 과정에서 정보를 공유하고 프로그래밍 실력도 키울 수 있다”고 밝혔다.

교수진도 쟁쟁하다. 양태규 교수(지능제어, 로봇공학), 서용호 교수(지능로봇시스템), 박세준 교수(모바일로봇)를 비롯해 겸임교수 2명, 외래강사 4명 등 모두 9명이다. 로봇메커니즘 분야 전문가 1명을 공모 중이다.

학생들의 최대 관심은 단연 취업이다. 지능로봇공학과는 어떨까. 결론적으로 말해 로봇시장이 아직 활성화돼 있지 않아 로봇 관련 기업에 취업하는 건 어렵지만 전자, 컴퓨터, 기계, 통신 등 정보기술(IT) 분야로 진출하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다. 취업률이 80%에 달하는데 취업률 못지않게 취업의 질이 좋다. 지난해 졸업생 22명은 대전 소재 로봇업체인 ‘KMC로보틱스’ ‘라스테크’와 IT 관련 벤처기업에 대부분 둥지를 틀었다. 4명은 대학원에 진학했다.

장학금도 풍부한 편. 최초 합격자 등록시 장학금(100만 원)을 지급한다. 2015년 1학기 기준 성적우수자 장학금은 2630만 원으로 학생 1인당 155만 원꼴이었다. 이 밖에 국가장학금과 KT장학금이 있다. 기숙사 시설도 괜찮다. 목원학사 남녀생활관과 유성학사 여자생활관이 있는데 4인 1실로 1400여 명이 생활한다. 신입생은 거의 대부분 기숙사생활을 할 수 있다.

2015학년도 입학 정원은 35명(정원 외 4명 제외). 수시에서 27명(77%), 정시에서 8명(23%)을 뽑았다. 학생부 성적 4.9등급, 수능 성적 5등급이다. 수도권과 비수도권 학생의 비율은 5 대 5다.

대전=손진호 콘텐츠기획본부 전문기자(동아일보 대학세상 www.daese.c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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