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올림’ 유족-피해자 대표, 조정위 권고안 거부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8월 10일 03시 00분


7월 ‘환영’ 입장과 다른 목소리… 내부 불화땐 추가조정 어려워질듯

‘반도체노동자의 건강과 인권지킴이’(반올림) 교섭단 대표인 황상기 씨와 김시녀 씨가 ‘삼성전자 반도체 등 사업장에서의 백혈병 등 질환 발병과 관련한 문제 해결을 위한 조정위원회’(조정위)의 중재 권고안을 거부한다는 새로운 입장을 발표했다.

황 씨는 8일 반올림 온라인 카페에 ‘거부합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올리고 지난달 23일 조정위에서 내놓은 보상권고안을 거부했다. 황 씨는 글에서 “피해자 마음을 담지 못한 조정안은 아무런 의미가 없다”며 “삼성은 피해자 노동력 상실분을 충분히 반영한 협상안을 마련해 피해자와 직접 대화에 임하기 바란다”고 적었다.

앞서 지난달 반올림은 조정위에서 내놓은 권고안을 환영한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어 반올림 내부에 불화가 있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반올림은 변호사 등 활동가 4명과 2007년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장에서 일하다 백혈병으로 숨진 황유미 씨의 아버지 황상기 씨, 뇌종양으로 투병 중인 한혜경 씨의 어머니인 김시녀 씨 등 피해자 가족 2명으로 구성돼 있다.

협상의 다른 당사자인 삼성직업병가족대책위원회(가대위)에 이어 반올림 내 유족·피해자 대표 2명도 조정안에 이의를 제기해 추가 조정이 어려워질 것으로 전망된다.

가대위는 이미 지난달 30일 조정위가 권고한 ‘공익법인 설립을 통한 보상’에 대해 반대 입장을 발표했다. 당시 가대위 측은 “공익법인을 세운 뒤 보상을 신청하라는 것은 아직도 많은 세월을 기다리라는 뜻”이라며 공익법인 설립을 비롯해 법인 발기인 구성, 보상 기준에 대해 이의를 제기했다. 삼성전자가 제시한 ‘공익법인을 설립하는 대신 1000억 원 기금을 조성해 보상에 사용하고 협력사 퇴직자도 보상 대상으로 포함시키겠다’는 입장에는 환영의 뜻을 밝혔다.

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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