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에 남지 않고 전역하는 공군 조종사들이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 상대적으로 낮은 소득 수준과 열악한 업무 환경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9일 공군 등에 따르면 지난해 전역한 공군 조종사는 127명이다. 2012년 113명, 2013년 124명에 이어 매년 증가하고 있다.
한국국방연구원(KIDA)이 발간한 ‘국방정책연구’ 여름호에 따르면 최근 10여 년간 공군은 연평균 150여 명의 조종사를 배출했으나 같은 기간 연평균 155명이 전역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2007∼2009년에는 군을 떠나는 조종사가 더 많았다. 이 가운데 숙련급 조종사는 123명이었다. 숙련급 조종사는 일정 기간 전술훈련을 거쳐 독자적인 작전을 소화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춘 조종사를 뜻한다. 주로 10년 차인 대위에서 15년 차 소령이 가장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숙련급 조종사의 이탈이 많아지면 공군의 핵심전력인 전투기 운용에도 차질을 빚게 된다. 숙련급 조종사 1명을 키우기 위해서는 KF-16 전투기의 경우 123억 원, F-4 팬텀 135억 원, CN-235 수송기는 150억 원의 비용이 투입되는 것으로 추산된다.
KIDA에 따르면 공군 조종사 369명을 대상으로 최근 설문조사한 결과 52.3%가 급여에 만족하지 못한다고 답했다. 공군 조종사 조기 전역을 막기 위해선 현실적인 보상책이 뒤따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공군 관계자는 “현재 공군 조종사의 유출 규모가 전력 운영에 차질을 초래할 정도는 아니다”라며 “하지만 유출을 막기 위해 민간 항공사의 채용 연령 제한 폐지와 조종사 항공수당 인상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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