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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의 주제는 ‘國格’]<150>콩글리시에 외국인들 황당
얼마 전 페이스북에선 영어를 모국어로 쓰는 사람들에게 한국식 영어 표현을 들려줬을 때 반응을 담은 동영상이 화제가 됐다.
‘제품 판매 후 사후 관리’라는 의미로 국내에서 자주 쓰이는 ‘애프터서비스(AS)’라는 표현에 대해선 성관계가 끝난 뒤의 추가 서비스 아니냐는 반응이 나왔다. 한국에서 소셜네트워크서비스의 약어로 통칭되는 SNS에 대해선 가학·피학 변태성욕(S&M)의 변형된 표현이라는 반응이 많았다. 신체 접촉의 의미로 쓰이는 ‘스킨십’이란 표현에 대해서도 ‘가죽을 벗겨서 뭐에 쓴다는 소리냐’며 대부분 낯설다는 반응을 보였다.
영어권에선 AS 대신 워런트(warrant), SNS에 대해선 소셜미디어(social media), 스킨십의 의미로는 ‘터칭(touching)’이나 ‘피지컬 콘택트(physical contact)’로 쓴다.
한국식 영어인 ‘콩글리시’가 실제 영어권에서 통용되지 않는 경우는 더 있다. 카메라로 자기 사진을 찍는 것을 한국에선 ‘셀카’라고 하지만 해외에선 ‘셀피(selfie)’로 쓴다. ‘믹서’는 ‘블렌더(blender)’라고 해야 알아듣는다.
콩글리시를 이해하는 일부 외국인도 있다. 영미권에선 휴대전화를 모바일 폰(mobile phone)이라 하지만 ‘핸드폰’이란 콩글리시가 어느 정도 통하기도 한다.
하지만 AS 같은 표현은 미묘한 의미 차이로 인해 거부감이나 불필요한 오해를 살 수 있다.
한국 화장품의 영문안내서를 보면 미백 효과의 뜻으로 ‘화이트닝(whitening)’이란 표현을 쓴다. 하지만 이는 영미권에선 미의 기준을 하얀 피부에 두고 있어 인종차별적이란 비난을 받을 수 있다.
미국 변호사 다이안 리 씨(39)는 “미국에선 화이트닝 대신 ‘환해지는’이라는 뜻의 브라이트닝(brightening)을 쓴다”며 “다른 나라도 배려하는 말을 써야 세계 기준에 더 부합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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