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충주기업도시 ‘빨간불’… 공동주택사업 조성 암초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8월 11일 03시 00분


1592채 아파트 건설 추진 시행사… 자금난으로 땅값 중도금 납부못해
학교 건립 등 기업도시 차질 우려

충북 충주시 주덕읍과 대소원면(옛 이류면) 일대 700여만 m²에 조성 중인 충주기업도시㈜(브랜드명 ‘넥스폴리스’)의 공동주택사업이 단지 내 최대 블록 시행사의 자금난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10일 넥스폴리스와 충주시 등에 따르면 현재 이곳에서는 공동주택 용지 31만8661m²에서 아파트 6655채 건설이 추진되고 있다. 용지는 모두 6개 블록이다. 이 가운데 3-1블록(4만2989m²)에서는 ㈜신우산업개발이 5월 말부터 임대용 아파트 741채의 공사를 하고 있다. 또 4-2블록(4만3450m²)에서는 미진이엔시㈜가 782채 규모의 일반 아파트 공사를 지난달 초 시작했다. 이와 함께 2블록(8만2145m²)과 3-2블록(3만2066m²), 4-1블록(2만9210m²) 등에서도 사업계획 승인 신청을 했거나 준비 중이다. 이 중 2블록과 3-2블록에는 국내 유명 아파트 브랜드사가 참여할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8만8800m²로 충주기업도시의 공동주택용지에서 가장 큰 면적을 차지하고 있는 1블록. 이곳의 아파트 건설 시행을 맡은 N사는 1592채 규모의 아파트를 짓겠다고 사업계획 승인을 받았고, 국내 유명 건설사와 시공계약까지 끝냈다. 그러나 N사는 공동주택 용지 분양 이후 계약금 30억 원을 낸 것을 제외하고는 지금까지 중도금 등 잔금을 한 푼도 내지 못했다.

충주기업도시 측은 2번의 연장 기회까지 줬지만 이마저도 지키지 못했고, 최종 시한인 지난달 31일에도 중도금은 입금되지 않았다. 결국 N사는 약 300억 원에 달하는 1블록 땅값의 연체료로 상당한 금액을 물어야 할 처지이다. 벌써 3번이나 약속을 어겼는데도 충주기업도시 측은 선뜻 계약을 포기하지 못하고 있다. 기업도시 분양 초기 어려움을 겪을 때 가장 먼저 계약을 한 것이 N사이기 때문이다. 학교 건립문제도 있다. 이곳에 아파트 공사와 함께 2018년까지 학교를 신설키로 조건을 달았기 때문이다.

충주기업도시 관계자는 “조만간 이사회를 소집해 이 문제에 대해 논의할 계획”이라며 “계약대로라면 바로 해지해야 하지만 충주기업도시에 이익이 되는 방안이 무엇인지 살펴봐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부동산 전문가들은 “1블록을 빼도 이곳에 아파트 승인 신청을 낸 업체가 하반기에 착공을 하면 3000채를 훨씬 넘을 것이고, 정부가 지난해 부동산대책을 발표하면서 당분간 대규모 택지개발을 안 하겠다고 선언한 이후 전국이 택지난을 겪고 있어 새 업체를 찾는 것은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실제로 5월 경기 시흥은계지구와 위례신도시 내 공동주택용지 입찰 경쟁률은 각각 613 대 1과 561 대 1을 기록했다.

충주시와 포스코 임광 엠코 등으로 구성된 충주기업도시㈜는 2005년 7월 기업도시개발특별법에 따라 지식기반형 기업도시 시범사업대상지로 선정된 뒤 2008년 7월 기공식을 열었다. 충주시 주덕읍과 이류면 가금면 일대 700여만 m²에 2020년까지 도시 조성을 마칠 예정이다.

충주기업도시㈜ 브랜드명인 ‘넥스폴리스’는 ‘Next(다음)’와 ‘Polis(도시)’의 합성어로 ‘내일이 기대되는 도시’를 뜻한다. 현재 현대모비스, 코오롱생명과학, 롯데주류 등 26개 우량 기업이 가동 중이거나 공장을 짓는 중이다. 전국 어디로도 연결되는 교통망을 갖춰 물류비용이 적게 들고, 충주호 덕분에 물도 풍부하다. 기존 중부내륙고속도로 외에도 평택∼삼척 동서고속도로, 서울∼충주∼문경 중부내륙선 철도 복선화, 충청고속도로 등이 마무리되면 중부 내륙의 중심지로 떠오를 것으로 보인다.

장기우 기자 straw825@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