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전남/동서남북]여수에 복합리조트 유치하려면…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8월 11일 03시 00분


정승호·광주호남취재본부장
정승호·광주호남취재본부장
외국인 전용 카지노 등이 포함된 복합리조트 대상 지역이 이달 말 윤곽을 드러낸다.

문화체육관광부가 추진하고 있는 이 사업은 투자 규모가 1조 원이 넘는다. 2020년까지 5성급 호텔 1000실과 외국인 전용 카지노는 물론이고 워터파크, 면세점, 전시 컨벤션, 공연장 등을 갖춘다. 비즈니스와 가족관광, 레저·엔터테인먼트를 아우르는 초대형 복합시설이다. 싱가포르 랜드마크인 ‘마리나베이샌즈’에 버금가는 국제관광단지가 들어서는 셈이다.

연간 고용창출 1만828명, 생산유발 2조4000억 원, 부가가치 7500억 원에 이르는 ‘잭팟’을 터뜨리기 위해 전국 9개 지역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34개 컨소시엄이 신청서를 제출한 가운데 전남 여수 경도가 유치에 뛰어들었다.

문체부는 이달 말까지 카지노 복합리조트 제안서 평가·대상지역을 선정한다. 사업자명을 구체적으로 밝히지는 않지만 사업자 후보 지역과 후보자 수를 공개하기 때문에 최종 승자의 윤곽을 알 수 있다. 12월 사업자 2곳을 최종 확정하는데 경우에 따라서는 3곳으로 늘어날 수 있다.

여수 경도는 인천 영종도, 부산 북항과 함께 유력 대상지로 떠오르고 있다. 경도는 국내 복합리조트 신청 사업지 중 유일하게 전체 토지 매입과 기반시설 유치를 모두 마쳤다. 전국에 외국인 전용 카지노 16개가 운영 중이지만 호남에만 없다는 점도 플러스 요인이다. 분위기도 좋다. 인천 영종도는 이미 카지노 복합리조트 사업 2건이 확정돼 추진되고 있는데 추가로 들어서면 ‘카지노 공급 과잉’을 우려하는 시각이 있다. 롯데그룹이 참여하는 부산 북항의 경우 총수 일가의 경영권 분쟁이 불거지면서 국민 정서상 선정이 쉽지 않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최근 전남 동부권 상공회의소 3곳이 복합리조트 유치를 위해 정부에 청원서를 제출했다. 호남지역 국회의원 21명도 성명서를 통해 여수 경도 선정의 당위성을 역설했다. 중국인 관광객을 겨냥한 복합리조트는 여수나 전남 동부권에만 혜택이 돌아가는 사업이 아니다. 지난해 전남을 방문한 중국인 관광객은 16만3000여 명. 복합리조트가 들어서면 이보다 수십 배 많은 중국인이 여수는 물론이고 전남지역을 찾을 것이다. 서남권 경제단체와 지방의회 등이 힘을 보태야 하는 이유다.

손바닥 하나로는 소리를 내지 못하고, ‘백지장도 맞들면 낫다’고 했다. 정부가 지역 여론에 귀를 기울이도록 190만 도민이 서로 힘을 모으고 한목소리를 내야 한다.

정승호·광주호남취재본부장 shj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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