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전남]전남교육청 “초중고 국악반주 교가 제작 지원”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8월 13일 03시 00분


일제강점기인 1918년 개교한 해남 우수영초등학교는 지난해 6월 일본 군가(軍歌) 분위기를 풍기는 교가를 흥겨운 국악 반주로 바꿨다. 전남문화예술재단과 전남도교육청이 벌이고 있는 ‘국악반주 교가 제작 보급 사업’이 계기가 됐다. 이 학교는 CD로 제작된 국악 반주 교가를 교내 행사 때마다 틀고 학생들이 방과후 시간에 국악기로 연주하고 있다. 조승원 교장은 “전통 국악을 활용해 일본 잔재를 지우고 학생들의 국악에 대한 친밀도를 높이기 위해 교가를 바꿨는데 반응이 좋다”고 말했다.

전남문화예술재단과 전남도교육청은 2000여만 원의 예산을 들여 2012년 국악반주 교가 제작 보급 사업을 처음 시작했다. 2012년 시범사업으로 9개교의 국악반주 교가를 제작한 데 이어 2013년 6개교, 2014년 30개교 등 지금까지 45개교에 보급했다. 이 사업을 통해 나주북 나주산포 순천왕지 광양태인 강진신전 장흥안양초교와 강진청람 진도의신 고흥중학교, 여수한영 완도수산 담양창평고교가 아름다운 국악 선율의 교가를 새로 얻었다. 전남도립국악단이 편곡을 하고 어린이국악단원들이 부르는 교가를 CD에 담아 보급하고 있다. 교가를 국악기로 연주할 수 있도록 악기별 악보도 함께 제공하고 있다.

현재 전남지역 821개교 중 상당수 학교가 일본 군가풍의 교가를 그대로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1910∼1945년대 개교한 286개교 대부분이 일본 군가풍의 노래를 교가로 부르고 있다. 일본 군가풍 교가는 템포가 빠르고 선율과 리듬이 끊어지는 특징이 있다.

전남문화예술재단과 도교육청은 올해도 국악 반주 교가 제작을 원하는 도내 초중고교를 대상으로 사업을 진행한다. 신청 학교 가운데 일본 군가 형태 교가 등 개선이 시급한 20개교를 선정해 10월부터 국악 반주 교가를 제작해 보급할 계획이다. 접수 마감은 9월 18일까지다.

오영상 전남문화예술재단 사무처장은 “일제강점기 잔재를 청산하고 교가에 국악 등 다양한 장르의 음악 형식을 접목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곡뿐 아니라 일본식 어투의 가사도 바꿔주는 작업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061-280-5843

정승호 기자 shj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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