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충제 사이다’ 원인은 화투판이었다…검찰, 피의자 구속기소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8월 13일 16시 40분


할머니 2명이 숨지고 4명이 다친 ‘살충제 사이다’사건의 원인은 화투였던 것으로 조사됐다. 대구지검 상주지청(지청장 신영식)은 13일 살충제 사이다 사건의 피의자 박모 할머니(82)를 살인 및 살인 미수 혐의로 구속기소했다고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발단은 사건 전날 화투놀이였다. 최근 의식을 찾은 A 할머니는 “박 할머니의 속임수 때문에 크게 싸워 화투 패를 던지고 나왔다. 그리고 다음 날인 사건 당일 박 할머니가 평소와 다르게 우리 집에 잠시 들렀다가 마을회관으로 먼저 출발했다”고 말했다. A 할머니가 마을회관으로 가는지 확인하려 했던 것이다. 한 주민은 참고인 조사에서 “두 할머니가 화투친 날 매우 화가 나 있었다”고 진술했다.

또 박 할머니의 옷과 지팡이, 전동휠체어 등 21곳에서 살충제 성분이 나왔다. 최초 감식 때는 8곳이었지만 13곳이 추가됐다. 사건 현장에 있었던 119구급차의 블랙박스를 분석한 결과 박 할머니는 1시간가량 현장에 있으면서 별다른 구조 노력을 하지 않고 이웃 할머니 손자에게 태연하게 말을 걸었다. 특히 아무도 사고 원인을 모르는 데도 박 할머니는 구급대원에게 “사이다 때문이다”고 말했다. 박 할머니는 사건 직후 조사를 받으러 가는 경찰차 안에서 웃으며 다른 사람과 통화하는 모습도 차량 블랙박스에 찍혔다.

상주=장영훈 기자 j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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