꽉막힌 무료 고속道… 꽉찬 무료시설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8월 15일 03시 00분


광복절 연휴 첫날 표정

광복 70주년을 맞아 전국 고속도로의 통행료가 면제되자 곳곳에서 교통 체증이 빚어졌다. 고속도로 전체 통행료가 면제된 것은 1968년 경인고속도로 개통 이후 47년 만에 처음이었다.

14일 한국도로공사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를 전후해 수도권 하행선을 중심으로 정체가 가장 심했다. 요금소를 기준으로 서울에서 부산까지 승용차로 6시간, 강원 강릉까지 5시간 20분, 대전까지 3시간 50분이 걸렸다. 특히 수도권과 강원도를 잇는 영동고속도로와 서울∼춘천 고속도로에서 차량 막힘이 심했다. 다만 예상했던 수준의 교통대란은 벌어지지 않았다. 도로공사 측은 이날 고속도로 통행량이 지난해 광복절 연휴 첫날(15일·금요일)보다 16% 증가했지만 정체의 길이는 감소했다고 밝혔다.

통행료 면제로 100km 이상의 장거리 이용 차량보다 대도시 인근의 단거리 수요 위주로 늘었다는 게 도로공사 측의 설명이다. 이용 요금을 내지 않아도 돼 여행 계획이 없었던 사람들이 오전이나 오후 한때 대도시 주변으로 나들이 떠난 경우가 많았다는 뜻이다. 방창식 도로공사 교통센터 실장은 “대구, 대전 등 광역시 인근에서 통행료 2000원 안팎의 짧은 거리를 움직이는 차량이 늘어나 일부 정체가 빚어졌다”고 말했다.

고속도로와 달리 지방자치단체들이 관할하는 일부 민자도로는 통행료를 받아 곳곳에서 승강이가 벌어지기도 했다. 서울 서초구 우면산터널 요금소에서는 “고속도로는 무료인데 왜 여기는 요금을 받느냐”며 일부 운전자가 불만을 터뜨렸다.

서울 시내 주요 관광지도 야외 나들이 인파로 북적였다. 특히 광복 70주년을 맞아 경복궁 등 무료로 개방한 고궁에는 가족 단위의 관광객과 외국인 관광객들이 몰렸다. 가족과 함께 경복궁을 찾은 김진현 씨(42)는 “무료 개방 소식에 두 딸을 데리고 오랜만에 왔는데 사람이 너무 많아 놀랐다”고 말했다. 경복궁관리사무소 관계자는 “비수기에는 하루 4000∼5000명이 입장하는데 무료 개방에 연휴까지 겹쳐 오늘 하루만 평소보다 5배 이상의 사람들이 찾아왔다”고 밝혔다.

국토부는 광복절 당일인 15일과 연휴 마지막 날인 16일 교통량이 평소 주말을 조금 웃돌아 대전에서 서울까지 승용차로 2시간가량 걸릴 것으로 전망했다. 15, 16일에는 고속도로 통행료를 정상적으로 받는다. 국토부 관계자는 “14일 통행료 면제 조치는 광복 70주년을 맞아 단행한 대단히 예외적인 조치”라며 “정례적인 통행료 면제 계획은 없다”고 말했다.

문화재청은 16일까지 경복궁 창덕궁 창경궁 덕수궁 등 4대궁(창덕궁 후원, 고궁 야간 특별관람 제외)과 종묘 및 조선 왕릉을 무료로 개방한다.

이상훈 january@donga.com·권오혁 기자
#광복절#고속도로#무료시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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