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회장 “밀린게 많다” 연휴에도 출근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8월 17일 03시 00분


휴식없이 SK본사서 현안 보고 받아
혁신센터 방문 등 현장경영 곧 시동… ‘건강 챙긴뒤 복귀’ 예상깬 의욕행보

15일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서울 종로구 SK 서린사옥으로 출근하고 있다. SK그룹 제공
15일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서울 종로구 SK 서린사옥으로 출근하고 있다. SK그룹 제공
‘광복절 특사’로 14일 출소한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휴식 없는 경영 복귀’를 선택했다.

최 회장은 연휴 기간인 15일과 16일 본사인 서울 종로구 SK 서린사옥에 출근해 현황 보고를 받으며 경영 복귀에 시동을 걸었다. 2년 7개월의 수감생활 동안 쌓인 피로에도 휴식 없이 적극적인 행보를 취하는 것은 대기업 총수 일가 중 유일하게 사면 대상에 포함돼 경제 활성화에 보다 큰 책임감을 가지게 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최 회장은 16일 오전 SK 서린사옥으로 출근하던 중 본보 기자와 만나 가장 시급한 현안을 묻는 질문에 “밀린 게 워낙 많다”며 “이제 보고를 받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공백 기간 동안 그룹 경영에 어떤 변화가 있었는지, 현재 국내외 경제 상황은 어떤지에 대해 명확히 파악하려면 시간이 좀 더 필요하다는 얘기다. 그는 이날 수펙스추구협의회 실무 임원 5, 6명의 도움을 받아 주요 계열사 경영 상황들을 파악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앞서 최 회장은 14일 출소 직후 서린사옥에 들러 김창근 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 등 그룹 경영진을 만났다. 15일에도 출근해 그룹의 위기 극복 현황과 국가 경제 활성화 기여 방안, 창조경제혁신센터 현황 등을 보고받았다. 이 자리에는 김 의장과 수펙스추구협의회 김영태 커뮤니케이션위원장, 지동섭 통합사무국장 등 10명이 참석했다. 최 회장은 ‘어려운 상황에도 위기를 극복해 온 구성원들에게 감사하다’는 취지의 발언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최 회장은 17일 서린사옥 내 몇 개 부서를 다니며 임직원들을 직접 격려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아직 최 회장과 직접 면담하지 못한 계열사 최고경영자(CEO)들과 별도의 상견례도 할 것으로 보인다. SK그룹이 크게 공을 들여온 대전이나 세종 창조경제혁신센터 방문도 조만간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대전센터의 ‘드림벤처스타’ 1기 졸업식과 2기 입학식이 각각 예정된 24일과 26일 중 하루를 선택할 가능성도 있다.

관심을 끄는 것은 25일로 예정된 경기 이천시의 SK하이닉스 M14공장 준공식이다. M14공장에서는 D램을 생산한다. 재계에서는 최 회장이 이 행사에 참석하면 SK하이닉스에 대한 대규모 신규 투자를 발표할 수도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당초 최 회장이 풀려나면 종합검진을 받는 등 수감생활 동안 악화된 건강부터 챙길 것이란 전망이 많았다. 그러나 출소 직후부터 업무에 본격적인 시동을 걸면서 ‘책임 경영’에 대한 강력한 의지를 보이고 있다.

SK그룹 고위 관계자는 “당초에는 건강을 먼저 챙긴 뒤 일을 하겠다는 생각이었지만 일을 하면서 건강을 챙기겠다는 쪽으로 생각을 바꾼 것 같다”고 설명했다.

황태호 taeho@donga.com·김창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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