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의 차벽 설치가 일반 시민의 통로를 완전히 막는 게 아니라면 위법하지 않다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부장판사 심규홍)는 올해 4월 16∼18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세월호 참사 1주년 범국민행동’ 집회에 참가해 폴리스라인을 뚫으려 경찰과 몸싸움을 벌인 혐의로 기소된 강모 씨(47)에게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고 19일 밝혔다.
재판부는 “강 씨가 시위대 다수와 함께 물리력을 행사해 안전펜스를 제거하고 폴리스라인을 뚫는 과정에 적극 가담한 사실이 인정된다”며 “경찰의 차벽 설치 등 시위대 제지 방법은 적절했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당시 청와대 경계 지점으로부터 100m 이내 접근을 차단하려는 경찰력과 청와대 방향으로 진출하려는 6000여 명의 시위대 및 유가족이 충돌해 그로 인한 시민들의 재산상, 생명·신체상 손해가 발생할 위험이 있었다”며 “경찰이 차벽을 이용해 그 진행을 제지하는 외에는 이를 막을 수 있는 방법이 없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경찰은 시위대가 세종대로로 진출한 이후 경찰 경고를 무시하자 비로소 차벽을 설치했고, 이른바 통로를 만들어 일반 시민이 통행할 수 있도록 했다”며 “시위대의 불법행위가 끝남에 따라 신속하게 차벽을 해체했다”고 덧붙였다. 재판부는 “이런 사정에 비춰 보면 경찰의 차벽 설치는 시위대의 진행을 제지하기 위한 적절한 수단에 해당한다”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이어 경찰이 당시 물대포나 최루액을 사용하지 않고 캡사이신을 사용한 것도 적법한 공무집행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강 씨는 경찰의 차벽 설치와 물대포, 최루액, 캡사이신 사용이 위법한 공무집행이므로 특수공무집행방해죄 등이 성립하지 않는다고 주장했지만 받아들이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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