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통영에서 만취 대학생이 횟집 주인 부부를 이유 없이 살해한 지 10일 만에 또 다시 남해에서 술 취한 대학생이 한 집에 세 들어 사는 부부에게 흉기를 휘둘러 60대 남성이 숨지고 부인은 중상을 입었다.
19일 오후 11시 20분경 경남 남해군 남해읍 한 단층주택에서 모 대학 1학년인 강모 씨(23)가 같은 집 세입자인 최모 씨(64·택시기사)와 부인 조모 씨(60)를 흉기로 찔렀다. 오른쪽 가슴 등을 5차례 찔린 최 씨는 그 자리에서 숨졌고 병원으로 옮겨진 부인은 중태다.
경찰은 범행 뒤 집에서 1㎞정도 떨어진 도로를 비틀거리며 걸어 다니던 강 씨를 붙잡았다. 강 씨는 만취상태였다. 범행동기 등에 대해서도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강 씨는 이날 귀가 전 학교 친구 2명과 소주, 보드카, 과일주 등을 상당량 마신 것으로 알려졌다. 최 씨 부인은 “강 씨가 집에 들어온 뒤 유리창을 깨면서 소란을 피워 말리자 갑자기 흉기를 휘둘렀다”고 경찰에 진술했다. 강 씨와 최 씨 부부는 평소 인사를 하고 지내는 사이며 별다른 문제는 없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20일 강 씨에 대해 살인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앞서 10일 오전 3시 20분경에는 통영시 산양읍 김모 씨(67) 집에 만취한 설모 씨(22)가 들어가 김 씨 부부를 살해했다. 경북의 한 대학에 다니다 휴학하고 아르바이트 중이던 설 씨는 김 씨 집과 300m 떨어진 곳에 살았다. 범행 직후 경찰에 붙잡힌 설 씨는 “꿈만 같다. 왜 그랬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설 씨는 범행 전날 오후 5시부터 사건 당일 오전 2시까지 친구, 직장 동료 등과 9시간 동안 술을 마신 것으로 확인됐다. 경남경찰청 오동욱 강력계장은 “2건 피의자 모두 특별히 정신적인 문제는 없지만 평소 스트레스에 시달리다 과음을 한 뒤 분노가 폭발하면서 상상 외의 범죄를 저지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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