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전남]청정해역 진도바다, ‘수산 양식 1번지’로 뜬다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8월 25일 03시 00분


해상 오염원 없고 적조피해 전무… 전복 양식섬 조성사업 10월 완료
中자본 유치 ‘해삼 종묘장’ 준공… 수산물 수출단지 조성사업 활기

서해와 남해가 만나는 꼭짓점인 전남 진도는 인근 해역보다 4, 5도 낮은 차가운 냉수대가 넓게 분포하고 있다. 256개 크고 작은 섬이 자연 제방 역할을 해주고 빠른 조류의 영향으로 퇴적물이 쌓이지 않아 청정 수산물이 풍부하다. 해상 오염원이 없고 냉수대가 흘러 적조 피해도 없는 ‘진도의 바다’가 전복과 해삼 양식의 최적지로 떠오르고 있다.

수출전략단지인 ‘전복 양식섬’ 사업이 본격화되고 국내 수산 분야 최초로 외국 자본을 유치해 종패 배양장을 건립하는 등 ‘수산 양식 1번지’로 도약하고 있다.

○ 수출전진기지 전복 양식섬

진도군이 추진하고 있는 전복 양식섬 조성사업이 10월 말 완공을 목표로 막바지 공사가 한창이다. 진도군은 진도읍 전두리∼군내면 나리 일대에 177ha 규모의 전복 양식섬 조성사업이 현재 70%의 공정을 보이고 있다고 24일 밝혔다. 150억 원이 투입된다. 전복을 키우는 가두리양식장이 36ha(5244칸), 다시마 등 먹이시설인 해조류 양식단지가 141ha(3471줄)다. 전복 양식섬은 태풍 등 자연재해를 극복할 수 있는 내파성 가두리 시설로 건설되며 올해 말 어린 전복(치패)을 입식한다.

전복 양식섬은 어민 71명이 설립한 ㈜진도전복섬이 운영한다. 양식섬 조성이 끝나면 연간 174t(70억 원)의 전복 생산이 가능하다. 현재 진도에서는 어민 220명이 연간 1200t(420억 원)의 전복을 생산하고 있다. 전복 양식섬 사업은 어가별 소규모 운영 방식에서 벗어나 생산과 수출산업으로 육성하기 위해 2012년 해양수산부에서 진도지구를 시범사업 대상지로 선정해 추진됐다.

전남도와 해양수산과학원, 진도군, 진도군수협은 최근 ‘전복 양식섬 민간이양에 따른 협약’을 체결했다. 협약에 따라 전남도는 행정업무를 지원하고 해양수산과학원은 양식섬 준공, 진도군은 어업인 대상 설명회 및 어업면허 처분, 수협은 시설물 사후 관리 등을 맡기로 했다. 이동진 진도군수는 “전복을 대량생산하고 장기적으로 건제품, 통조림 등으로 가공해 수출하면 엄청난 부가가치가 생길 것”이라고 말했다.

○ 수산 분야 최초로 외국 자본 유치

외국 자본 시설인 중국 장자도그룹의 수산물 수출단지 조성사업도 첫발을 뗐다. 진도군 군내면 나리 일대에 중국 ㈜대련 장자도 어업집단유한공사(장자도그룹)가 추진하는 해삼 종묘장이 지난해 준공됐다. 1단계 사업인 종묘장은 52억 원이 투입돼 배양장과 육상수조(351개)를 갖췄다. 장자도그룹은 1단계 사업이 성과를 내면 추가로 부화동과 사육동, 가공시설, 냉동창고 등을 갖춘 수출단지를 조성할 계획이다.

이 사업이 관심을 끄는 것은 외국 자본이 해삼 종묘를 생산해 우리 바다에서 기른 뒤 다시 중국으로 수출하는 방식이라는 점이다. 장자도그룹은 종묘장에서 어린 해삼 1500만 개를 배양해 키운 뒤 조도 해상에 뿌릴 계획이다. 진도군은 어민들이 해삼 어장 관리, 육성, 채취 등을 통해 최소 30억 원의 소득을 올릴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말린 해삼은 중국인이 가장 선호하는 고급 음식재료로, 중국 내 생산량이 소비량을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국내산 해삼은 양식이 불가능하며 전적으로 자연산에만 의존하고 있다. 중국 최대 민영 수산어업그룹인 장자도그룹은 1958년 설립 이후 미국 일본 등 외국 지사 17곳과 중국 내 16개 성 260여 개 대리점을 두고 있다.

진도군 관계자는 “독보적인 중국의 해삼 양식기술을 배울 수 있는 좋은 기회”라며 “해삼뿐만 아니라 가리비, 굴, 피조개 등 패류 양식 기반 조성을 위한 정부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정승호 기자 shj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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