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세계 최초로 인성교육진흥법이 시행에 들어갔다. 그동안 우리나라 중고생들은 무한 입시경쟁에 매몰돼 인성을 제대로 공부할 기회가 거의 없었다. 우리 중고생들은 대학입시 때부터 ‘평생 갑(甲)’이 되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기 때문이다.
어쩌다가 우리나라가 인성교육법까지 만들어 인성을 길러야 할 지경이 되었단 말인가. 국가에 충성하고 부모를 봉양하고 남과 더불어 잘 사는 배려심을 함양하는 ‘21C 선진국형 인간개발’이 인성교육의 본질이라면 나는 송서율창(誦書律唱) 공부를 적극 추천하고 싶다.
많은 사람들이 생소하게 느끼는 송서(誦書)는 산문으로 된 고전을 읽고 외우는 것이고, 율창(律唱)은 오언율시나 칠언절구의 전통시를 노래조로 읊는 것이다. 즉 글(書)을 노래(唱)로 부르는 것이다.
송서율창은 위기지학(爲己之學)이다. 즉 자신을 수양해서 실생활에 적용시키는 실용교육이다. 사서오경(四書五經) 가운데 충효인의예지신(忠孝仁義禮智信)을 공부하고, 이를 실천할 수 있다는 말이다.
성현들의 금과옥조(金科玉條)같은 말씀을 복식호흡으로 읽고 외우다보면 자연히 내 몸으로 체화(體化)되는 감동을 느낄 수 있다. 예로부터 듣기 좋은 소리 세 가지를 뜻하는 삼희성(三喜聲) 중의 하나가 글 읽는 소리다.
글을 입으로 소리 내어 읽으면 그 소리는 뇌를 공명하고 다시 온몸으로 내려온다. 명문(名文)이 곧 수신(修身)이 되는 비상한 경험이다. 입신출세를 원하던 선비들이 수신제가치국평천하(修身齊家治國平天下)를 외치면서 공부하던 그 방법이다.
때마침 2018년부터는 초등학교 4학년 이상 사회, 윤리교과서에 한자와 한글을 병기(倂記)한다고 한다. 우리말의 70%가 한자어이다. 따라서 송서율창을 공부하면 인성함양과 한자도 함께 익히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볼 수 있다. ‘천자문’을 비롯해 ‘삼국유사’ ‘삼국사기’ 등 주요 고전에 수록된 효행, 충신, 열녀, 효부, 위인 등에 관한 얘기, 시(현대시 포함), 고대 시가, 동요, 명문 등 문학적 수월성이 풍부한 작품도 송서율창으로 가능하다.
송서율창은 청소년의 거울인 어른들에게도 도움을 준다. 명심보감(明心寶鑑)을 다시 한번 읽어보고 ‘적벽부(赤壁賦)’나 ‘금사정(錦社亭)’ 또는 ‘사친(思親·신사임당 시)’ ‘촉석루(矗石樓)’ 같은 시조를 읊으면서 문학, 역사, 철학, 음악을 두루 관통하는 인문학 여행을 떠나볼 수 있다. 치매예방은 덤이다.
송서율창보존회를 이끌고 있는 유창 선생은 지난 5년 간 67명의 송서율창 이수자를 배출했고, 지금도 100여명이 넘는 전수생들이 송서율창을 열심히 열창하고 있다.
“학이시습지~ 불역열호(學而時習之 不亦說乎)아~, 때로 배우고 익히면 그 또한 즐겁지 아니한가?”
인성교육이 화두로 등장한 요즘, 나는 공자님이 말씀하신 정명(正名)에 깊은 공감을 느낀다.
“군군신신부부자자(君君臣臣父父子子), 임금이나 신하나 어버이나 자식이 모두 이름에 맞게 제 역할을 하면 무슨 걱정이 있을 것인가?” 송서율창보존회 홍보위원장 김동철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