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왕조에서는 똥을 버리면 곤장을 맞았어요. 인분까지 그냥 버리지 않을 정도로 자원순환을 중요하게 생각했던 거지요. 자원이라고는 없는 우리나라에서 자원을 끊임없이, 여러 번 다시 쓰고 재활용하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26일 오후 서울 대학로 유니플렉스 강당. 100여 명의 대학생들 앞에서 마이크를 잡은 윤성규 환경부 장관이 우리 조상들의 인분 처리 사례를 들어가며 자원 재활용과 쓰레기 처리 문제를 꺼내들었다. ‘가자! 자원순환사회’라는 주제로 진행된 이날 행사는 환경부가 6월부터 시작한 환경 강연 프로그램의 일부다.
윤 장관은 “예전 독일에서 4년간 환경공부를 할 때 유럽사람들이 망자(亡子)가 쓰던 매트리스와 속옷을 거리낌 없이 벼룩시장에서 사고파는 것을 보고 문화적 충격을 받았다”고 소개했다. “선입견과 불필요한 자존심 때문에 남이 쓰고 버린 것이나 쓰다가 준 것을 쓰지 않는 우리 문화와는 너무 달랐다”고 느꼈다는 것.
그는 유리병 재사용의 경우 독일에서 40~50회, 핀란드에서 30회 이상 재사용되는 반면 한국은 8회에 그치고 있다고 지적했다. 유럽에서 수백 년 된 건축물을 그대로 보존하는데 비해 한국은 30년도 안 된 집을 헐고 재건축하는 일이 반복되면서 산업용 폐기물도 많이 나오고 있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윤 장관은 그러면서 “쓰레기의 재활용에 더 신경을 쓴다면 독일 같은 ‘매립률 0%’가 절대 꿈이 아니다”며 “여러분의 작은 습관이 큰 변화를 일으킬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날 환경예찬에는 요리사 신효섭 씨가 냉장고 안의 자투리 식재료를 활용해 음식물 쓰레기를 줄일 수 있는 이른바 ‘자투리 레시피’를, 디자이너 박미현 씨가 쓰고 남은 현수막을 활용해 가방으로 재탄생시키는 ‘업사이클(up-cycling)’에 대해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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