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 서산시 고북면의 한 귀농인의 아로니아 농장에서 체험객들의 수확 체험을 진행하고 있다. 이런 체험 이벤트는 귀농인들의 6차산업 영농 가능성을 높여주고 있다. 서산시 제공
8월 28∼30일 서울 양재동 aT센터“우리 지역 농업의 돌파구를 열려면 시장인 제가 누구보다 잘 알아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이완섭 충남 서산시장은 공학박사 학위를 갖고 있지만 뒤늦게 농업 공부를 시작했다. 시정 제1방침으로 ‘삶이 풍요로운 농·축·수산 도시 건설’을 내세운 이 시장은 4월 금산에 있는 한국벤처농업대학에 입학했다. 전국의 벤처농업인들과 함께 향학열을 불태우며 농정 구상에 젖는다.
이완섭 서산시장이 시장은 안정적이고 성공적인 정착에 귀농귀촌 정책의 초점을 맞췄다. 영농실적이 좋은 선도 농업인들이 귀농인들에게 5개월간 영농 노하우를 밀착 전수하는 ‘선도농가 현장실습 교육지원’은 그런 노력의 하나다. 귀농을 하나의 창업이라는 관점에서 지원하고 삶의 터전인 주택구입 지원사업도 펼치고 있다.
서산시는 산과 바다, 평야 3박자가 어우러져 귀농귀촌 희망자들의 선망의 대상이다. 해양성 기후와 황토 토질 덕분에 농산물이 잘 자라고 수도권에서 승용차로 불과 1시간 거리여서 접근성이 좋다.
국내 굴지의 감리업체에서 30년간 일하다 2012년 서산시 고북면에 귀농한 선권수 씨(54)는 3년간의 시행착오 끝에 국내 최초로 딸기와인을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전자상거래를 통해 농산물을 판매할 뿐 아니라 딸기와인 딸기잼 제조체험 프로그램도 마련하고 딸기퐁듀와 아이스딸기 등 가공식품도 개발했다. 올해 매출 목표는 지난해보다 두 배가량 높은 2억5000만 원이다. 2000년 땅을 매입하기 시작해 2007년부터 본격적으로 귀농을 준비했다는 그는 “서울의 빈민은 시골에서도 빈민”이라며 철저한 준비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서해안 바닷가에서 군 생활한 것이 인연이 돼 2010년 서산시 인지면의 간척농경지에 정착해 벼농사를 짓는 조해진 씨(53)는 ‘운기미(運氣米)’라는 브랜드 쌀을 출시해 25개 고정 거래처에 납품하고 있다.
이 시장은 “농업이 어렵다지만 창의력과 벤처정신을 잘 활용한다면 얼마든지 미래의 첨단산업으로 육성할 수 있다고 본다”며 “귀농귀촌을 희망하시는 분들이 우리 지역에서 꿈을 실현하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지명훈 기자 mhjee@donga.com ‘맞춤형 귀농귀촌 상담의 날’ 운영… 양양군, 토지구입비 등 지원 늘려
강원 양양군 귀농귀촌 아카데미 참가자들이 영농 현장에서 교육을 받고 있다. 이 아카데미는 기초교육, 농가 체험교육, 심화교육 순으로 이뤄진다. 양양군 제공
김진하 양양군수‘해오름의 고장’ 강원 양양군이 귀농귀촌인 유치를 활발히 펼치고 있다. 가장 대표적인 사례는 2011년부터 시행 중인 ‘귀농귀촌 아카데미’. 홍보성 이벤트 행사에서 벗어나 다양하고 알찬 ‘실전형’ 프로그램으로 꾸며져 있다.
올해도 3, 4월 기초교육을 시작으로 5월 농가 현장 체험, 6∼9월 심화교육 순서로 진행 중이다. 기초교육을 통해 귀농귀촌에 필요한 기본 정보를 알려주고 심화교육에서는 농촌생활 재정 관리 및 재테크, 농촌비즈니스 산업 및 전망 등을 가르친다. 올해는 기초교육 90명, 농가 현장 체험 45명, 심화교육 60명의 예비 귀농귀촌인이 참가하고 있다. 양양군이 귀농귀촌인의 빠른 적응을 위해 마련한 ‘지역 맞춤형 귀농귀촌 상담의 날’도 눈에 띈다. 올 상반기 세 차례 운영을 통해 지역 구석구석을 상세히 소개하고 지역 축제 참여를 적극 유도하고 있다. 또 공무원들이 전원주택과 귀농귀촌 혜택 등에 대해 일대일로 상세히 안내했다.
귀농귀촌인을 위한 혜택도 올해부터 크게 늘어났다. 양양군은 2억 원까지 지원하던 토지 구입비 등 창업자금을 3억 원까지 늘렸고 주택 구입 및 신축 자금도 4000만 원에서 5000만 원으로 확대했다. 반면 창업자금 이율은 연리 3%에서 2%로 낮췄다.
이 같은 노력에 힘입어 양양지역에는 2010년부터 지난해까지 151가구 318명이 정착했고 올해도 33가구 60명이 양양에 터전을 마련했다. 양양군은 앞으로 2020년까지 1000가구 3000여 명의 귀농귀촌인 유치를 목표로 하고 있다. 서울과 양양을 연결하는 동서고속도로가 공사 중이고 서울∼속초 고속철도도 추진 중이어서 수도권과의 접근성이 크게 개선된다는 점은 양양의 큰 매력이다.
장종근 양양군 귀농귀촌지원센터 사무장은 “귀농귀촌 실패를 줄일 수 있도록 1, 2년은 임대로 거주하며 적응 기간을 갖고 이곳 생활이 익숙해졌을 때 주택을 구입하거나 신축하도록 안내하고 있다”며 “시행착오를 최소화하기 위해 센터와의 상담을 권한다”고 밝혔다. 양양군 귀농귀촌지원센터(welcomeyangyang.go.kr) 연락처는 033-670-2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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