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소개서는 자신을 소개하는 게 주목적이다. 보통 자신을 잘 모르는 상대방을 독자로 하기 때문이다. 입시나 입사에서 자기소개서가 늘 등장하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수치로 표현되는 정량자료와 함께 자기소개서는 수치화하기 어려운 자신만의 인생 이야기를 정성자료로 풀어낸다는 데 그 효용가치가 있다.
그러나 요즘 기업이 구직자에게 요구하는 자기소개서는 그 가치를 상실하고 있는 것 같다. 최근 동아일보 보도에 따르면 공기업 지원자는 평균 6500자 이상의 ‘분량폭탄’ 자기소개서를 제출해야 한다. 분량이 지나치게 많아 구직자가 자기 이야기를 풀기보다는 어떻게든 분량 채우기에 급급한 게 현실이다. 직무와 무관하거나 지나치게 추상적인 질문도 자기 ‘소개’를 방해한다. 지원자 간의 변별력을 위한 것이라고는 하나 옥석을 가리고 싶다면 차라리 분량 하한선이 더 바람직하다.
각자 하고 싶은 말을 마음껏 하도록 두면 경쟁력 있는 지원자는 자연스럽게 눈에 띈다. 그래도 부족하면 면접에서 검증해도 충분하다. 기업은 이미 다듬어진 인재를 뽑는 게 아니라 뽑아서 다듬어줘야 한다. 제대로 다듬어주려면 지원자가 무슨 이야기를 하는지 우선 충분히 들어봐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최시영 연세유럽연구 편집자문 폴더폰 판매중단은 소비자 무시
얼마 전 아버지의 휴대전화를 바꿔드리러 판매점을 방문한 적이 있다. 아버지께서는 전화의 기본 기능(통화, 문자)만을 사용하시기 때문에 복잡한 기능이 없는 피처폰(폴더폰)을 선호하신다. 그래서 판매점에 문의해보니 폴더폰은 판매하지 않는다고 하였다. 스마트폰에 비해 수익이 덜 나기 때문이란다.
다른 몇몇 판매점을 방문해 봐도 결론은 마찬가지였다. 결국 휴대전화 구입을 포기하고 집으로 갈 수밖에 없었다.
지금도 적지 않은 국민이 폴더폰을 사용하고 있다. 그런데 일방적으로 폴더폰을 판매하지 않고 스마트폰만을 판매하는 것은 소비자들의 선택의 자유를 침해하는 것이 아닌가? 사실 중장년층은 스마트폰의 복잡한 기능이 부담스러운 때가 많다. 통화와 문자 등의 기능만 있으면 충분하다고 하시는 분도 적지 않다. 중장년층 이외에도 학업에 매진하고자 하는 학생들과 각종 취업이나 수험생활로 인해 스마트폰을 멀리하고자 폴더폰을 찾는 사람도 많다고 들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스마트폰만을 판매한다는 것은 문제가 있어 보인다. 일반 폴더폰을 사용하면 스마트폰에 비해 요금도 저렴한 때가 많아 가계의 통신비 부담을 줄이고자 하는 정부 정책과도 부합된다. 진정으로 소비자를 위한다면 모든 대리점과 판매점에서 폴더폰을 판매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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