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스피싱 조직, ‘조력폭력배와 동급’ 혐의 …국내 피해자 302명에게 한 수법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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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5년 8월 28일 16시 1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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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보이스피싱 조직/동아일보 DB
사진=보이스피싱 조직/동아일보 DB
보이스피싱 조직, ‘조력폭력배와 동급’ 혐의 …국내 피해자 302명에게 한 수법은?

보이스피싱 조직

보이스피싱(전화금융사기) 조직 구성원들에게 처음으로 폭력조직과 같은 ‘범죄단체’ 혐의를 인정한 재판 결과가 나왔다.

대구지법 제3형사단독 염경호 판사는 28일 한국과 중국에 대규모 기업형 범죄단체를 조직해 약 100여 명의 조직원을 이용, 조직적인 보이스피싱 범행을 저질러 온 국내 총책 이모 씨(28)에 대해 사기 및 범죄단체가입및활동 혐의로 징역 6년을 선고했다.

해당 조직의 책임자급 2명과 전화상담원 역할 등 단순 가담 혐의를 받은 조직원 32명에 대해서도 징역 3~6년 형을 선고했다.

이들은 대규모 조직원을 이용해 체크카드 편취팀, 대출사기팀, 현금인출팀으로 나눠 국내 피해자 302명에게 “신용도를 높여 대출을 받을 수 있도록 해주겠다”고 속인 뒤 비밀번호가 적힌 체크카드를 건네받아 13억4000만원 상당을 가로챈 혐의로 구속기소됐다.

앞서 6월 대구지검은 이들 조직원의 역할분담과 직책에 따른 위계질서, 조직원들의 여권을 압수하고 감시해 조직이탈을 방지한 점 등이 범죄단체의 성격을 띠고 있다며, 기존의 사기 혐의가 아닌 범죄단체가입 및 활동죄를 적용했다.

재판부는 “이들이 검거되지 않은 총책의 지시를 받아 중국과 국내에 인적, 물적 조직에다 수직적인 통솔체계까지 갖추고 범행한 점, 제3자의 돈을 가로채는 공동 목적 아래 행동한 점, 조직 탈퇴가 자유롭지 않았던 점, 이동자유 제한과 징벌 체계를 갖추고 있었던 점 등으로 볼 때 형법 114조의 범죄단체에 해당한다”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이들이 범행에 가담해 획득한 수익을 전액 추징한다고 밝혔다.

기존 보이스피싱 범죄는 사기죄로 구분돼 이로 인한 범죄수익은 범죄피해재산에 해당됐기 때문에 몰수 및 추징이 불가능했다. 하지만 이번에 법원에서 보이스피싱 조직을 범죄단체로 인정한 첫 판결이 내려짐에 따라 보이스피싱 조직에 가입하거나 단순 협조한 것만으로도 형사처벌할 수 있게 됐으며, 수익에 대한 추징보전도 가능해졌다.

보이스피싱 조직. 사진=보이스피싱 조직/동아일보 DB
동아닷컴 디지털뉴스팀 기사제보 dnew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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