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설악산 오색 케이블카 상생모델로 만들어보자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8월 29일 00시 00분


설악산에 오색약수터에서 끝청(해발 1480m) 하단을 잇는 3.5km 길이의 케이블카가 설치된다. 환경부 국립공원위원회는 어제 강원 양양군이 신청한 설악산 케이블카 설치안을 조건부로 승인했다. 양양군은 끝청 하단에서 1.4km 떨어진 대청봉으로 이어질 수 있는 등산로를 막고, 산양 등 멸종위기 동물에 대한 추가 조사를 실시하고, 바람에 대비한 시설안전대책을 보강하는 등 7가지를 보완해야 한다.

양양군은 이번 신청 구간은 1, 2차 신청 구간과 달리 기존 등산로와 연계되지 않고, 산양의 서식지 훼손 가능성도 크지 않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환경단체는 보존 가치가 큰 동식물에 대한 피해와 안전성 문제를 우려했다. 조건부 승인은 이런 우려를 가능한 한 수용한 것이지만 환경단체는 여전히 반발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자연관광 자원이 많지 않다. 부족한 관광 자원을 최대한 활용한다는 점에서 국립공원이라고 해 케이블카 설치는 무조건 안 된다는 사고방식은 버려야 한다. 관광객이 많이 찾는 곳에서는 케이블카가 기존 등산로와 연결되지만 않는다면 오히려 환경을 효과적으로 보존하는 수단이 될 수도 있다.

다만 환경은 한번 파괴되면 회복하기 어렵다. 건설 과정에서부터 각별한 주의를 기울여 환경 훼손을 최소화하고 운영 과정에서도 상당 기간 모니터링을 통해 장기적으로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해야 한다. 설악산 케이블카의 성패는 다른 국립공원으로의 확대가 가능한지 가늠하는 척도가 될 것이다. 관광 자원 개발과 환경 보전, 지방자치단체와 지역주민이 상생하는 모범적인 사례로 만들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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