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동네 삶의 질 만족도 조사]<上>주민 사로잡은 기초단체들
지역발전위-동아일보 미래전략硏 공동 기획
주민 삶의 질 만족도 조사해보니… 경기 과천시 전국 1위
≪ 전국 230개 시군구 가운데 경기 과천시가 주민들의 삶의 질 만족도 조사에서 1위에 올랐다. 군 지역 가운데는 공동 15위를 차지한 강원 양구군과 전남 장흥군의 만족도가 가장 높았다. 대통령직속 지역발전위원회와 한국지방행정연구원, 동아일보 미래전략연구소는 ‘2015년 지역주민 삶의 질 만족도’를 조사해 31일 발표했다. 서울에서는 송파구(3위), 서초구(4위), 강남구(8위)가 상위권에 올랐고, 경기는 고양시(7위)와 성남시(9위) 주민들의 만족도가 높았다. 대전 유성구(5위)와 대구 수성구(6위) 주민들도 수도권에 못지않은 삶의 질 만족도를 나타냈다. 전남 순천시(10위)는 수도권과 지방 광역시를 제외한 기초자치단체 가운데 유일하게 상위 10위권에 올랐다. ≫
▼복지-장흥 교육-거창 안전-청송 “수도권 안부러워”▼
‘2015년 지역주민 삶의 질 만족도 조사’ 결과 서울과 경기지역, 지방 광역시 기초자치단체들이 상위 10위권에 올라 수도권과 지방 대도시 주민들의 삶의 질 만족도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 전남 순천시(10위)와 강원 양구군·전남 장흥군(공동 15위) 등 ‘주민 밀착형 복지 프로그램’으로 만족도를 높인 지방 시군들도 상위권에 올라 선전했다.
○ 지역특색 살린 맞춤형 서비스 각광
“엄마가 행복하게” 서울 송파 공공조리원 서울 송파구는 지난해 전국 최초로 공공산후조리원을 개설하고 산모들이 합리적인 가격에 양질의 산후 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했다. 서울 송파구 제공
서울, 경기 주민들의 삶의 질 만족도가 높을 것이란 예상은 이번 조사에서도 빗나가지 않았다. 전반적 만족도 상위 50위권 중 서울과 경기·인천 지역은 19곳이었고, 나머지 31곳은 전국에 고루 분포됐다. 지역발전위원회와 한국지방행정연구원, 동아일보 미래전략연구소가 실시한 이번 조사에서 경기 과천시와 군포시가 전반적 만족도에서 1, 2위를 차지했다. 올해로 시 승격 29년째를 맞는 과천시는 정부청사 조성을 위한 계획신도시로, 최근에는 ‘시민 우선 채용기업 지원 조례’를 제정해 일자리 창출 효과를 높이고 있다.
서울에서는 송파구(3위)와 서초구(4위), 강남구(8위) 등 이른바 ‘강남3구’ 주민들의 삶의 질 만족도가 높게 나왔다. 송파구는 전국 최초의 공공산후조리원을 포함해 건강한 임신과 출산, 육아를 지원하기 위한 모자보건센터인 ‘송파 산모건강증진센터’를 지난해 개설해 서울 25개구 보건소 종합평가에서 보건 분야 최우수상을 받았다.
지방 광역시 중에서는 대전 유성구(5위)와 대구 수성구(6위), 부산 수영구(13위)의 삶의 질 만족도가 높았다. 유성구는 대덕연구개발특구 건설을 계기로 발전한 과학·교육도시라는 명성에 걸맞게 벤처전문인력을 양성하고, 과학과 접목된 사회적 기업 모델을 발굴하는데 힘쓰고 있다. 교육(2위)과 주택(5위) 부문 만족도가 높게 나온 대구 수성구는 올해 말까지 모든 구민이 ‘집에서 1km 이내 공공도서관’을 이용할 수 있는 인프라를 구축할 예정이다.
부산에서 주민 만족도가 가장 높은 수영구(13위)는 ‘안전한 도시’를 목표로 사람의 동작을 인식할 수 있는 지능형 폐쇄회로(CC)TV 관제센터를 만들고 있다. 전남 순천시는 올해 CCTV 통합관제센터를 열고 CCTV 1100대를 실시간 모니터링하며 범죄예방 성과를 내고 있다. 군 지역에서 전반적 만족도 1위를 기록한 강원 양구군은 기초생활수급 대상에 들지 못하는 실질적 극빈층 주민에게 동절기 난방비 지원 등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 주민 수요 간파한 ‘소프트웨어’의 힘
12개 분야별 삶의 질 만족도 조사에서는 교통, 산업, 문화, 교육, 의료, 생활인프라 등의 영역에서 수도권이 대부분 상위권을 차지했지만 높은 만족도로 주목을 끈 지방 시군들도 눈에 띄었다.
의료 만족도 분야에서는 전남 장성군이 6위를 차지하며 이목을 끌었다. 장성군은 지역 내 암 환자와 가족을 위해 축령산 편백나무 숲에서 연간 8차례씩 ‘암환자를 위한 치유의 숲’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교육 분야에서는 경남 거창군이 만족도 8위에 올랐다. 거창군 주민들의 교육 만족도는 서울에서 교육열이 높은 양천구보다 높은 수준이다. 거창군 관계자는 “5년째 미국 스탠퍼드대와 아이비리그 대학생들을 초청해 열고 있는 글로벌 캠프가 호응을 얻고 있다”고 말했다.
복지 분야에서는 대도시보다 지방 군 지역의 만족도가 전반적으로 더 높았다. 전남 장흥군(2위), 강원 양구군(3위), 전남 장성군(4위), 경남 거창군(6위), 경북 청송군(8위) 등이 상위 10위권에 대거 포진했다. 비결은 ‘맞춤형 서비스’였다. 장흥군은 주민과 공무원이 4인 1조로 구성된 ‘헬퍼(helper)’를 조직해 소외계층을 돕고 있다. 청송군은 ‘찾아가는 행복경로당’을 운영해 노인들에게 다양한 교육문화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박승규 한국지방행정연구원 지역경제분석센터 소장은 “지역에서 장기간 추진한 정책들이 좋은 평가를 받은 만큼 인기에 영합한 이벤트성 기획보다 장기적 관점에서 지속 투자하는 것이 주민 만족도를 올리는 지름길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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