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13일 부산 금정구 부산대 산학협동관을 찾은 중고교생 40명의 눈이 순간 반짝거리기 시작했다. 학생들이 참가한 수업명은 ‘호그와트 마법교실’. 하지만 교사는 마술사가 아닌 부산대 공대 학생들이었다.
이 대학 동아리인 사랑공학연구회는 공학의 즐거움을 나누기 위해 5년째 재능나눔을 이어가고 있다. 이번에는 한국수력원자력이 지원에 나서면서 수업에 필요한 기자재를 걱정 없이 준비할 수 있었다. 학생들은 6차례에 걸쳐 공중 부양, 물건 모양 바꾸기 등 영화 속에서나 볼 법한 마법을 공학 원리로 재현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연구회 기획부장 김신우 씨(20·여·환경공학과 2년)는 “우리처럼 공학도의 길을 걷고 싶어 하는 학생들의 호기심을 충족시킬 수 있어서 뿌듯했다”고 말했다.
부산 기장군 한국수력원자력㈜ 고리원전본부는 올 3월 부산시자원봉사센터와 공동으로 ‘한수원과 함께하는 소통 고리, 대학생 자원봉사 공모대전’을 열었다. 최고 100만 원의 봉사활동비를 지원하고, 일정 기간 봉사내용을 평가해 1등에게는 100만 원의 상금을 주는 사회공헌 프로젝트다.
봉사와 경쟁이 결합하자 열기는 더욱 뜨거워졌다. 부산 지역 대학생 봉사 동아리 85개 팀이 봉사 계획과 포부 등을 빼곡히 적은 기획안을 제출했다. 한수원 측은 “사회공헌 활동에 지역 자원을 적극 활용하자는 취지로 올해 처음 기획한 프로그램”이라며 “기대 이상으로 참가 팀이 몰려 애초 계획했던 지원비에서 500만 원을 추가해 총 3300만 원을 지원했다”고 밝혔다. 엄격한 심사를 통해 48개 팀이 선정됐고 팀별로 20만∼100만 원의 활동비가 전달됐다.
봉사 분야는 재능나눔 소외계층 지역사회 안전·환경 등 4개. 동주대 동아리 ‘청나’는 매주 금요일마다 호스피스 병동, 사회복지관, 요양병원 등을 찾아 치매 예방체조, 혈압·혈당 체크 등의 봉사활동을 진행하고 있다. 이인애 씨(29·여·간호학과 2년)는 “전공을 살려 환자와 어려운 이웃들에게 사랑을 전할 수 있어 기뻤다. 한수원의 소통 고리 프로그램으로 봉사활동이 더 힘을 얻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 밖에 빵을 만들어 저소득층 가정에 전달하는 ‘행복의 빵 만들기’, 청소년들의 멘토가 돼 고민을 상담하는 ‘청춘 강연 프로젝트’ 등 부산 지역 곳곳에서 다양한 나눔 활동이 진행되고 있다. 이들의 활동은 9월 말에 마무리된다. 한수원과 부산시자원봉사센터는 각 팀이 제출한 활동 보고서를 평가해 5개 팀을 선정한 뒤 11월 시상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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