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고래호’ 명부중 1명에게 전화
승선여부 확인없이 “가고 있나”… “거짓말에 대응 혼선” 책임 떠넘겨
해양경비안전본부가 돌고래호 전복 사고에 대한 대응이 늦었다는 지적에 대해 “미승선자의 거짓말 때문”이라고 밝혀 논란이 일고 있다. 거짓으로 작성된 승선자 명부에만 의존해 허술한 초동대처로 생존자를 구조할 수 있는 ‘골든타임’을 놓쳤다는 지적도 나온다.
제주해양경비안전본부는 7일 돌고래호 관련 브리핑에서 초동조치가 늦어진 데 대해 “승선자 명부에는 있지만 배를 타지 않은 낚시객의 거짓말 때문”이라고 밝혔다. 5일 오후 8시 39분경 하추자도 안전센터 순경이 돌고래호 승선자 명부에 등재된 박모 씨(43)에게 전화를 걸어 “배가 잘 가고 있느냐”고 물었는데 이에 해남 자택에 있던 박 씨가 “네”라고 대답해 이를 믿었다는 얘기다.
하지만 운수업을 하는 박 씨는 7일 본보와의 통화에서 “해경이 전화를 걸어 ‘가고 있죠?’라고 물었는데 당황해 ‘네’라고 답했을 뿐”이라고 주장했다. ‘돌고래호에 승선한 것이 맞느냐’는 등의 명확한 질문은 없었다는 것이다.
이를 근거로 해경은 돌고래호의 어선위치발신장치(V-PASS)를 통한 항해 궤적이 오후 7시 39분을 마지막으로 사라졌음에도 불구하고 돌고래호가 운항을 계속하고 있다고 판단했다. 20명에 가까운 다른 승선자와 전화 연락이 닿지 않는데도 박 씨의 말만 믿은 것이다. 해경은 돌고래호와 연락이 닿지 않는다는 돌고래1호 선장 정모 씨(41)의 제보에도 별도의 신고나 수배 요청이 없었다는 이유로 조치를 취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해경 관계자는 “V-PASS 오작동이 자주 발생하고 신호가 잡히지 않는 음영구간도 있다는 점을 감안해 신고 여부를 보다 정확하게 확인하다 보니 지체된 것으로 보인다”고 해명했다.
한편 해경은 7일 밤까지 조명탄을 쏘는 등 수색작업에 박차를 가했다. 실종자 수색은 8일이 최대 고비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국제해상수색구조매뉴얼에 따르면 수온 20∼30도에서 2명 중 1명이 24시간 동안 생존할 수 있지만 개인의 신체 능력에 따라 더 오래 버틸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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