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문제는 초등학교 2학년 수학 문제집에 실렸다고 합니다. 이처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수학 문제는 꾸준히 인기를 끄는 아이템입니다. 정말 풀이법이 궁금하다며 문제를 올리는 학부모도 계시고, 요즘 아이들은 이렇게 이상한(?) 수학 문제를 푼다며 올리는 일도 있습니다. 초등학교 4학년 수학 문제 하나 더 볼까요?
다음을 보고 7△4를 구하시오.
2△3=9, 5△4=26, 6△2=13
정답은 34입니다. 여기서 △는 앞에 나온 숫자부터 뒤에 나온 숫자 개수만큼 연속해 숫자를 더하라는 뜻입니다. 2+3+4=9, 5+6+7+8=26, 6+7=13 이렇게 되는 겁니다. 그래서 7+8+9+10을 하면 34가 나옵니다. 초등학교 4학년 아이들은 어른들 예상보다 훨씬 더 대단한 걸 배우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개념 자체를 모르는 건 아닌데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 막막한 문제도 있습니다. 특히 요즘 시험에 나오는 서술형 문제가 퍽 까다롭습니다. 한 학부모는 “‘왜 4300이 8100보다 작은지 설명하시오’라는 문제에 우리 딸이 ‘그게 이유가 있나’라고 답했는데 그 자체로 걸작”이라고 SNS에 올리기도 했습니다. 저 이유를 두 줄로 설명하는 건 어지간한 어른에게도 쉽지 않은 일일 겁니다. 학교나 학원에서 어떻게 가르치는지 알아보는 게 더 빠르겠죠.
그래서 때로는 엉뚱하게 개념을 이해하는 게 문제 풀이에 도움이 되기도 합니다. 저는 중학교 때 음수(―) 계산에 애를 먹었습니다. (―)×(―)=(+), (―)×(+)=(―)라는 게 왜 그런지 납득이 잘 안 갔으니까요. 그때 어머니께서 이렇게 설명해주셨습니다. “나쁜(―) 사람 나쁘다(―)고 하면 좋은(+)사람, 나쁜 사람(―) 좋다(+)고 하면 나쁜(―) 사람.” 물론 수학적으로는 어림없는 소리겠지만 그 뒤로 저는 이게 헷갈린 적은 없습니다.
그래도 어머니는 제가 물어보고 나서야 알려주셨는데 요즘 임신부들은 더 급하신 모양. ‘수학 태교’가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고 합니다. 중고교생 사이에 ‘수포자(수학 포기자)’가 늘어나면서 ‘내 아이는 그렇게 만들지 않겠다’며 아주 때 이른 조기교육을 실시하고 있는 겁니다. 아예 스터디모임을 만들기도 한다네요.
이 수학 태교를 비웃는 내용도 SNS에서 인기를 끌었습니다. 지능은 유전의 영향이 큰데 이런 행동을 하는 예비 엄마는 지능이 높을 수가 없고, 엄마가 수학 문제를 풀면서 받는 스트레스가 태아에게 고스란히 전달될 거라는 이유입니다. 게다가 공부한다고 군것질까지 할 테니 임신성 당뇨에 시달리고 말 것이라는 걱정 아닌 걱정도 들어 있습니다. 표현은 다소 과격하지만 임신 중에 수학 공부를 한다고 해서 아이 수학 실력이 올라간다는 과학적 근거는 없다는 게 전문가들 견해기도 합니다.
마지막으로 주관식 수학 문제(?) 하나 풀어보겠습니다. 알파벳 A∼Z를 숫자 1∼26에 대입한다고 하면 우리 인생을 100점으로 이끄는 요소는 뭘까요? 돈(Money)은 13+15+14+5+25로 72점밖에 되지 않습니다. 미모(Beauty)도 72점입니다. 열심히 일하는 것(Hard Work)이 98점으로 100점에 가깝지만 역시나 부족합니다. 그 대신 태도(Attitude)가 100점(1+20+20+9+20+21+4+5)입니다.
고대 그리스 철학자 플라톤은 “수학을 알지 못하는 자는 참된 지혜를 얻을 수 없다”고 했습니다. 우리 태도, 그러니까 마음가짐만이 삶의 만족도를 결정한다는 걸 이번에도 수학은 알고 있던 겁니다. 누군가는 못 배웠기 ‘때문에’ 자기 삶이 이 모양이라고 한탄하지만 누군가는 못 배운 ‘덕분에’ 세상 모든 사람이 스승이라며 배우고 익히기도 합니다.
맨 위에 나온 2학년 수학 문제 정답은 920입니다. 그냥 148+847=995니까 236+684를 계산하면 그만이었습니다. 다 자란 어른들 눈에는 이 문제처럼 세상이 참 복잡하고 어렵게만 보입니다. 그럴수록 참 쉬운 정답이 아주 가까운 곳에서 기다리고 있는 건 아닌지 잘 찾아봐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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