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산 비리 의혹’ 檢 수사 받던 LIG넥스원 연구원 투신 자살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9월 14일 17시 08분


국산 보병용 중거리 대전차 미사일인 ‘현궁’ 납품 비리 의혹으로 검찰 수사를 받던 LIG넥스원 연구원이 14일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그는 숨지기 전 가족에게 “이제 그만 쉬고 싶다”는 취지의 문자 메시지를 남겼다.

방위사업비리 정부합동수사단(단장 김기동 검사장)은 LIG넥스원 연구원 김모 씨(43)가 14일 오전 2시 45분경 경기 오산시 자신의 아파트에서 투신자살했다고 밝혔다. 김 씨는 김씨는 수주부터 개발에 이르기까지 현궁 사업 전반에 대해 책임을 맡은 수석연구원이다.

경찰에 따르면 김 씨는 숨지기 전 가족에게 휴대전화 문자 메시지를 보내 “성실히 일 해왔지만 시험평가 중 바빠서 못 챙긴 실수 때문에 감사원부터 지금까지 거의 1년을 시달리니 이제 기운이 없다”라며 “내 작은 실수로 회사 그리고 동료들까지 너무 괴로운 시간을 보내는 것 같아 힘들다. 이제 그만하고 싶다”고 썼다. 또 “이제 그냥 쉬고 싶다. 미안하고 애들에게 아빠는 부끄럽게 살지 않았다고 전해줘”라는 말도 남겼다.

검찰은 그동안 김 씨를 상대로 현궁 사업과 관련해 국방과학연구소(ADD)-LIG넥스원-하청업체 간 공모 여부를 조사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김 지난달 25일과 28일 2차례 검찰 소환 조사를 받았다. 마무리 조사를 위해 이날 3번째 출석할 예정됐던 것으로 전해졌다.

합수단 관계자는 “모든 조사 과정에 변호인이 참여해 순조롭게 조사를 진행했다. 조사 과정에서 어떤 문제점도 발견되지 않았다”며 “불행한 일이 발생한 것에 대해 안타깝게 생각하고 가족에게 깊은 위로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장관석 기자 jk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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