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윤재 피죤 회장(81)의 ‘회삿돈 횡령’ 사건을 놓고 벌어진 이 회장의 두 자녀 간 분쟁에서 아들 이정준 씨(48)가 승소했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21부(부장판사 전현정)는 이 씨가 누나 이주연 피죤 대표(51)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이 대표는 회사에 4억2582만여 원을 갚으라”며 원고 일부승소 판결했다고 17일 밝혔다.
재판부는 “당시 중국 현지 법인 직원들에 대한 인건비는 피죤이 지급할 의무가 없다”며 “현지 법인을 위해 일하는 직원들에 대한 인건비를 피죤이 대신 지급한 것은 피죤에 실질적으로 재산상 손해를 입힌 것”이라고 판시했다. 이어 “이 대표가 인건비 결제에 관여한 사실이 인정된다”며 “직접 관여하지 않았더라도 감시 의무를 위반한 책임이 있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다만 “이 대표가 퇴임해 있었던 기간 중 회사가 입은 손해에 대해서는 이 대표에게 책임을 물을 수 없다”며 “또 이전부터 계속 행해지던 인건비 대납 행위를 아버지 이 회장이 구속된 후에도 계속했을 뿐 문제점을 확실히 인식하지 못했을 수도 있다”고 이 대표의 책임을 70%로 제한했다.
앞서 피죤은 이 회장이 회사에서 횡령한 돈 약 113억 원을 물어내라며 지난 2013년 10월 이 회장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이 회장은 납품업체와 공사업체에 거래대금과 공사대금을 실제보다 부풀려 지급한 뒤 차액을 돌려받는 등의 방법으로 113억원 상당을 횡령한 혐의로 법원에서 징역 2년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았다.
이 회장은 형사재판 과정에서 이은욱 피죤 전 사장에 대한 청부폭행 혐의로 구속된 기간 중에는 회사를 실질적으로 운영하지 못했다며 그 기간에 대한 횡령 책임을 부인했다. 검찰이 이 회장의 주장을 받아들였고 이 회장은 줄어든 6억 원만큼의 책임을 민사소송에서도 부인했다. 그러자 이 회장의 아들 정준 씨는 “아버지가 구속된 기간 중 회사가 입은 손해에 대한 책임을 가려야 한다”며 당시 실질적으로 회사를 경영하고 있던 누나를 상대로 소송을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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