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전학과시험 ‘문제 같지 않은 문제’ 없애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9월 22일 03시 00분


[시동 켜요 착한운전]

9월 4일자 A12면.
9월 4일자 A12면.
지나치게 쉬운 내용으로 문제가 된 운전면허 학과시험의 난폭·보복운전 관련 문항이 다시 출제된다. 새로운 문항은 이르면 다음 주 실시되는 학과시험부터 반영된다. 또 어린이 교통안전을 위협하는 내용이 담긴 동영상 문항도 모두 바뀐다.

운전면허 시험 관리를 맡고 있는 도로교통공단은 현재 학과시험 문제은행에 포함된 난폭운전 및 보복운전 관련 문항 20개 가운데 18, 19개를 새로 출제해 반영할 예정이라고 21일 밝혔다. 이번 재출제는 난폭·보복운전 문항의 난도가 너무 낮아 실효성이 없다는 본보 보도에 따른 것이다.

앞서 공단은 난폭·보복운전에 대한 의식을 높이기 위해 3일 학과시험 문제은행에 관련 문항 20개를 신설했다. 그러나 ‘다른 운전자에게 반복적으로 위협을 가하는 운전이 무엇인가’라는 사지선다형 문항에서 정답 보기로 방어운전, 위험 예측 운전, 난폭운전, 양보운전을 제시하는 등 지나치게 쉬운 내용 탓에 ‘졸속 출제’ 논란이 일었다. 그 대신 새로 출제된 문항들은 난폭운전과 보복운전의 차이점, 적발 때 받게 될 처벌의 법적 근거 등을 알 수 있도록 했다.

불법 운전 조장 우려가 제기된 일부 동영상 문항도 새로 만들어진다. 문제가 된 동영상 문항에는 통학버스가 정차 중인데도 운전자가 속도를 늦추지 않고 그대로 앞서가는 장면이 담겨 있다. 그러나 동영상 어디에도 이 같은 행위가 불법이라는 언급이 없다. 이 때문에 초보 운전자에게 잘못된 운전습관과 그릇된 법규 인식을 줄 수 있다는 지적을 받았다. 공단은 문제가 확인된 동영상 문항 4개를 없애고 새로운 동영상 문항 1개를 제작할 예정이다. 새로운 동영상 문항은 10월 중 학과시험에 반영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공단은 이번에 문제가 제기된 문항 외에도 문제은행에 있는 전체 715개 문항의 내용을 전면 재검토한 뒤 쉬운 문제를 수정해 다시 출제할 예정이다. 공단 관계자는 “이번 동아일보 보도를 계기로 공단 자체적으로 문제은행의 난이도를 재조정하고 동영상 문항도 늘리기로 했다”고 밝혔다.

최혜령 herstory@donga.com
#운전학과시험#문제#교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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