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인분교수에 징역 10년 구형…앞에선 ‘사과’ 뒤에선 ‘3대 로펌’과 손잡아? ‘진정성 글쎄’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9월 22일 18시 1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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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인분교수에 징역 10년 구형…앞에선 ‘사과’ 뒤에선 ‘3대 로펌’과 손잡아? ‘진정성 글쎄’

인분교수 징역 10년

일명 ‘인분교수’로 알려진 장모 씨에 대해 검찰이 징역 10년을 구형한 가운데 과거 그의 이중적인 모습을 다룬 방송 내용에도 눈길이 간다.

지난달 8일 방송된 SBS 시사프로그램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는 자신의 제자에 인분을 먹이고 가혹행위 및 폭행을 한 일명 ‘인분교수’ 사건을 다뤘다.

이날 방송에서 피해자는 구치소에 수감된 장 씨를 만났다. 방송 당시 장 씨는 피해자에게 “잘 지냈냐? 마음은 편해졌냐? 얼굴 많이 좋아져서 다행이다”라며 안부를 물었다.

이에 피해자는 “내가 그렇게 잘못했느냐”고 묻자 장 씨는 “우리가 그 동안 너무 악연이었다. 많이 반성하고 미안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피해자는 “못 믿겠다. 아직도 나를 위해서 한 행동이라고 말하지 않느냐”면서 울분을 토했다.

장 씨는 구속 전 피해자의 가족을 찾아가기도 했다.

피해자 어머니는 “엘리베이터에서 나오니 장 교수가 무릎 꿇고 앉아서 울고 있었다. ‘잘못했다고 빌며 용서해 달라’더라. ‘자기 이제 구속돼 들어간다. 무언가가 씌었나 보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그러나 피해자와 가족들은 장 씨의 사과에 진정성을 의심했다.

가해 행위에 가담한 신모 씨(28·여)는 자신의 아버지를 통해 피해자 아버지에게 연락을 취해 “대기업 총수들이 선택하는 집단 로펌, 국내 3대 로펌 중 한 군데를 장 교수가 선택했다”면서 “피해자 아버님하고 합의할 돈이 없다. 그걸 냉정하게 한 번 생각해 주십사한다”고 말했다.

이를 들은 피해자 아버지는 “아직까지 (피의자들이) 정신을 못 차리고 있다. 말로는 반성한다고 하는데 머리는 그게 아니라는 것”이라며 고개를 저었다.

한편, 검찰은 22일 오전 경기도 수원지방법원 성남지원 제1형사부(고종영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장 씨에 대한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 사건 결심 공판에서 징역 10년을 구형했다.

검찰은 “사회적인 지위를 이용해 약자인 피해자에게 장기적으로 야구방망이 등으로 폭행하고 인분을 먹이는 등 가혹행위를 해 죄질이 불량하다”고 밝혔다.

검찰은 장 씨와 함께 구속기소한 장 씨의 제자 2명에게는 각각 징역 6년을 구형했다.

이에 장 씨의 변호인은 “현재 피고인은 피해자가 얼마나 고통스러웠을지 뼈저리게 후회하고 있다”고 말했다.

장 씨 역시 “저도 두 아이를 둔 아빠로 짐승 같은 짓을 했다”면서 “피해자와 피해자의 가족에게 씻을 수 없는 상처를 남겨 정말 죽고 싶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장 씨는 “저 때문에 공범이 된 제자들에게 미안하다. 제자들은 선처를 해 달라. 정말 잘못했다”면서 눈물로 용서를 빌었다.

하지만 업무상 횡령 등 혐의로 함께 기소된 장씨의 디자인 회사 회계담당 정모 씨(26·여)는 공동정범으로 책임지는 것은 부당하다며 일부 혐의를 부인해 재판부가 다음 기일에 증인신문 등을 하고 결심하기로 했다.

피고인들에 대한 선고는 정 씨의 결심 공판 이후 정하기로 했다. 정 씨의 다음 재판은 11월 2일 오전 10시 열린다.

인분교수 징역 10년. 사진=인분교수 징역 10년
동아닷컴 디지털뉴스팀 기사제보 dnew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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