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까지 가설건축물 철거 마무리
가족호텔 등 테마랜드 조성사업
우여곡절 끝에 11년만에 없던일로
강원 횡성군의 애물단지로 전락한 ‘드라마 토지 세트장’ 철거가 시작됐다. 횡성군은 22일 우천면 두곡리 일대 27필지 20만여 m²에서 행정대집행을 통해 비닐하우스 2동과 가설건축물 94동에 대한 철거를 실시했다.
23일 철거가 마무리되면 민간자본 등 980억 원을 들여 세트장과 가족호텔, 식물원, 연수원 등을 갖추려던 테마랜드 조성사업은 11년 만에 완전 종료된다.
이날 철거 작업에는 공무원과 경찰, 소방 전기 의료 수도 분야 전문가 등 150여 명과 지게차 덤프트럭, 포클레인, 크레인 등 21대의 장비가 동원됐다. 단일 사업으로는 강원도 역대 최대 규모의 행정대집행으로 꼽힌다. 철거 예산만 3억 원으로 이는 업체에 청구될 예정이다.
이번 행정대집행이 이뤄지기까지 횡성군은 우여곡절을 겪었다. 횡성군과 A 업체는 2004년 업무협약을 통해 토지 세트장을 만들고 이후에는 관광단지로 개발하기로 했다. 횡성군은 부지 28만4000m²를 모두 매입해 드라마 촬영이 끝난 뒤 업체에 되팔기로 했다. 그러나 사유지 2필지 1만m²가량을 사들이지 못했고 2005년 공유재산관리법 개정으로 수의계약 매각이 어려워지면서 해당 부지를 A 업체에 넘기는 데 차질이 생겼다.
군은 ‘군 공유재산관리조례’에 따라 수의계약으로 매각할 수 있다고 판단했지만 감사원이 이 조례가 상위법인 공유재산관리법을 위반했다고 지적했기 때문이다.
이후 A 업체는 2007년 소유권 이전 청구소송을 제기했고 법원은 2008년 11월 A 업체가 23억5400여만 원에 해당 부지를 매입하라는 내용의 화해권고를 결정했다. 그러나 A 업체는 당초 계약한 부지 일부 누락, 기반시설 조성 불성실 이행 등을 이유로 화해 권고에 불응했고 횡성군은 이에 맞서 2011년 11월 계약 해지를 통보했다.
횡성군은 A 업체의 사업 추진 의지가 없다고 본 반면 A 업체는 횡성군이 당초 약속을 지키지 않았기 때문이라며 책임 공방을 벌였다. 결국 지난해 횡성군이 제기한 계약해지 소송에서 법원이 횡성군의 손을 들어주면서 건물 철거와 변상금 부과 등이 결정됐다. A 업체는 6월 횡성군을 상대로 위약금 5억 원 청구소송을 제기했지만 8월 기각됐고 항소를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인덕 군의원은 “이번 사태의 책임 소재를 떠나 지역 개발에 대한 기대가 컸던 테마랜드 조성 사업이 이런 식으로 마무리돼 아쉬움이 크다”며 “조속히 이 부지에 대한 새로운 개발계획이 추진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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