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서울의 전체 도로면적은 36.2km². 이 중 34% 정도는 노후 포장도로로 유지보수 비용만 연간 530억 원이 넘는다. 그나마 유지보수도 눈에 보이는 부분만 ‘땜질’하듯 고치는 수준에 불과했다. 이런 방식의 정비 탓에 도로는 늘 ‘누더기’ 상태를 벗어나지 못했고 땅속까지 약해지면서 도로가 뒤틀리거나 심지어 땅 꺼짐(포트홀·pothole) 현상까지 불러왔다.
앞으로 서울에선 이런 땜질식 도로 관리가 사라질 것으로 보인다. 그 대신 눈에 보이지 않는 땅속까지 보수하는 맞춤형 도로 관리 방식이 도입된다. 서울시는 이 같은 내용의 ‘차도관리 혁신대책’을 22일 발표했다.
이번 대책의 핵심은 노후 도로비율 ‘제로화’. 노후화는 도로 표면의 평평한 정도를 나타내는 평탄성도(SPI)에 따라 구분된다. △6.0 이하는 ‘보수 필요’ △6.0∼7.0은 ‘보통’ △7.0∼10은 ‘양호’로 나뉜다. 서울시는 평균 SPI를 6.75 수준으로 유지하면서 상황에 따른 포장을 통해 2026년까지 낡은 도로를 모두 없앨 계획이다.
이를 위해 서울시는 도로 하중과 교통량, 손상 정도를 첨단장비로 측정한 뒤 최적화한 포장두께를 산출하는 ‘서울형 포장설계법’을 개발해 조만간 시험 적용한다. 통행량이 늘면서 포트홀이나 변형이 많은 도로는 내구성이 강한 포장재를 사용해 파손을 막을 계획이다.
도로 재포장 주기도 지금보다 두 배 늘어난다. 각 도로의 상황에 따라 맞춤형 포장을 하면 재포장 주기가 6.6년에서 10년으로 늘어난다는 게 서울시의 설명이다. 이렇게 되면 2045년까지 유지보수 비용을 약 9320억 원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분석했다.
또 현재 도로와 지하시설, 지반 등 각각 수집해서 관리하는 도로 정보를 하나의 시스템으로 관리한다. 도로 함몰이 발생했거나 우려되는 중점관리 구간을 선정해 3년 주기로 위험도를 탐사한다. 도로 사정에 밝은 택시 및 버스 운전사가 포트홀 발생을 신고하면 실시간으로 서울시 도로관리 스마트시스템에 등록되고 동시에 보수업체에도 전달돼 신속한 보수가 이뤄진다.
서울시는 교량과 터널 등 구조물에만 적용하던 법정 유지관리 기본계획을 차도에도 적용할 계획이다. 차도 유지관리 기본계획은 포장도로의 생애주기를 30년으로 보고 5년마다 기본계획을 재정비한다. 김준기 서울시 안전총괄본부장은 “그동안 도로 건설과 확장에 집중하면서 상대적으로 도로의 유지 관리가 미흡했다”며 “도시 노후화로 차도 기능을 유지하는 것 자체가 어려워질 수 있어 지속적인 관리와 투자로 안전한 도로를 만들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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