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살인사건’ 패터슨 “멍청한 한국정부 아무것도 할 수 없다” 조롱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9월 23일 14시 52분


이태원 살인사건.사진=채널A 이태원 살인사건 패터슨 관련 방송화면 캡처
이태원 살인사건.
사진=채널A 이태원 살인사건 패터슨 관련 방송화면 캡처
‘이태원 살인사건’ 패터슨 “멍청한 한국정부 아무것도 할 수 없다” 조롱

이태원 살인사건

이른바 ‘이태원 살인사건’의 피의자 아더 존 패터슨(35·미국)이 23일 오전, 도주 16년 만에 국내로 송환된 가운데 과거 그가 스스로 범행을 저질렀다고 한 발언에 관심이 쏠린다.

‘이태원 살인사건’이란 지난 1997년 서울시 용산구 이태원의 한 햄버거 가게 화장실에서 조중필 씨(당시 22세)가 흉기에 찔려 살해된 사건. 당시 법무부는 재미교포 에드워드 리와 주한미군의 아들 패터슨을 피의자로 기소했다. 하지만 에드워드 리는 1998년 무죄 선고를 받았고, 패터슨은 1999년 8월 미국으로 도주했다.

지난 2011년 MBC 뉴스데스크는 패터슨과 애드워드 리의 친구 A 씨를 만나 인터뷰를 진행 한 바 있다.

당시 A 씨는 “2007년 8월에 LA의 한 식당에서 나와 에드워드 리, 패터슨이 만났다”라고 운을 뗐다.

그러면서 그는 “패터슨이 ‘사람을 자기가 죽였다’라면서 조중필 님을 죽였다고 얘기한 게 제가 들은 것만 해도 몇 차례가 넘는다”고 밝혔다.

A 씨에 따르면 패터슨은 살인을 자랑삼아 이야기하며 흉내 내기까지 냈다.

A 씨는 “패터슨이 ‘나는 갱스터다. 내가 과시하려고 그를 죽였다’면서 칼을 들고 흉내를 내더라고요. 이렇게, 이렇게…”라고 말하며 당시 패터슨이 흉내 낸 동작을 묘사했다.

특히 이 같은 사실은 우리나라에서 범죄인 인도요청도 하지 않은 2007년 8월에 있었던 일이기에 A 씨의 이 같은 발언에 힘이 실리는 모양새다.

A 씨에 따르면 패터슨은 대한민국 정부도 조롱한 것으로 드러났다.

패터슨의 고백을 들은 A 씨는 “너 나중에 그 문제 때문에 한국 법정에 설 것이라는 생각 안 하느냐고 물었더니 패터슨은 ‘멍청한 한국정부는 아무것도 할 수 없다. 한국? 웃기지 말라. 상관없다. 바보들이다’ 라고 했다”고 전했다.

A 씨는 당시 인터뷰에서 미국에 있는 에드워드 리가 피해자 가족에게 전해달라며 보낸 편지도 공개했다.

공개된 편지에서 에드워드 리는 유족에게 사죄하고, 피해자의 한을 풀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는 내용이다.

그러면서 에드워드 리는 패터슨이 범인이라는 증거를 미국 검찰에 제출하고 법정에서 증언하겠다고 약속했다.

A 씨는 이에 대해 “애드워드 리와 약속한 것이 있다. 저와 애드워드 리는 법정에 설 겁니다. 분명히 서겠다”고 밝혔다.

한편, 16년 만에 국내로 송환된 ‘이태원 살인사건’의 피의자 패터슨은 혐의를 부인했다.

이날 오전 모습을 드러낸 패터슨은 흰 상·하의에 검은색 운동화 차림으로 턱수염을 기른 모습이었다.

패터슨은 ‘살인 혐의를 인정하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아니다”라며 혐의를 부인했다.

‘에드워드 리가 살인했다고 생각하느냐’는 물음에는 “같은 사람, 나는 언제나 그 사람이 죽였다고 알고 있다”고 답했다.

‘희생자 가족에게 하고 싶은 말이 없느냐’고 하자 패터슨은 “유가족들은 이 고통을 반복해서 겪어야겠지만 내가 여기에 있는 것도 옳지 않다”며 재차 혐의를 인정하지 않는 모습을 보였다.

패터슨은 “내가 여기 있다는 사실이 여전히 충격적이다. 나는 지금 (이 분위기에) 압도돼 있다”고 덧붙였다.

이태원 살인사건. 사진=채널A 이태원 살인사건 패터슨 관련 방송화면 캡처
동아닷컴 디지털뉴스팀 기사제보 dnew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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