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시대 한양도성에서 가장 큰 주거지역이었던 서울 종로구 공평동 일대 지하공간이 옛 모습 그대로 보존돼 2018년 일반에 공개된다.
서울시는 지난해 6월부터 올 2월까지 공평동 도시환경정비사업 지구에서 발굴조사를 벌인 결과 조선 전기(15세기)부터 일제강점기까지 사용된 집터와 도로, 청자, 백자, 기와 조각 등 다양한 유구 및 유적을 발견했다고 24일 밝혔다.
이번 발굴조사의 가장 큰 성과는 조선왕조실록, 승정원일기 등 사료에서만 전해지던 조선시대 다양한 인물들의 거주지로 추정되는 집터를 발견한 것이다. 공평동 지구에서 확인된 15세기∼20세기 초반 옛 건물 터는 총 64곳. 이 중 상당수는 양반층이 거주하던 고급 기와집으로 추정됐다. 김수정 서울시 문화재연구팀장은 “장녹수와 함께 연산군의 총애를 받았던 후궁 숙용 전씨(?∼1506), 조선 후기의 재상 채제공(1720∼1799) 등 유력 인물들의 거주지가 드러났다”고 설명했다. 김 팀장은 “근처에 3∼5칸짜리 서민들의 집터도 함께 발견돼 건축사적 가치도 높다”고 설명했다.
이 밖에 중국 명(明)나라에서 수입된 것으로 보이는 청화백자와 수유동 및 우이동 일대 가마터에서 생산된 분청사기 조각도 다량 출토됐다. 또 조선시대 최대 번화가였던 운종가(雲從街·현 종로사거리 일대)와 공평동을 잇는 2.6∼5m 너비 폭의 도로 자취도 확인됐다.
서울시는 2018년 상반기까지 공평동 지구 유적을 그대로 보존·전시한 ‘공평동 유구 전시관’을 개장하기로 했다. 높이 6m, 총면적 3818m²에 달하는 전시관은 서울시청 군기시(조선시대 병기를 만들던 곳) 유적전시실(882m²)의 4.3배에 이르는 서울 최대 유구 전시관으로 지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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