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뷰티풀 해운대]세계의 중심을 꿈꾸는 아름다운 도시, 해운대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10월 6일 03시 00분


세계적인 휴양지 부산 해운대해수욕장 전경. 올여름에는 1600만 명의 피서객이 다녀갔다. 해운대구 제공
세계적인 휴양지 부산 해운대해수욕장 전경. 올여름에는 1600만 명의 피서객이 다녀갔다. 해운대구 제공
보면 볼수록, 만나면 만날수록 매력적인 해운대. 산과 바다, 강을 끼고 있는 도시 속의 도시 해운대는 천혜의 자연경관에 인공미까지 갖췄다. 이런 도시는 세계적으로도 드물다. 외국인들은 해운대에 발을 들여놓는 순간 “원더풀, 뷰티풀”을 연발한다.

‘세계도시’ 꿈꾸는 해운대

도시에 문화의 옷을 입히며 세계 도시를 꿈꾸고 있는 ‘부산’의 중심에 ‘해운대’가 있다. 해운대의 길이 세계로 열리고 있는 것이다.

해운대는 동래구에서 분구된 1990년까지만 해도 부산의 변방이었다. 신혼여행지 또는 여름철에만 외지인들이 북적대는 그저 그런 곳이었다. 당시 인구는 19만 명으로 부산의 10개 자치구(현재는 16개) 중에서 9번째였다. 그러나 지금은 부산의 중심이자 한국의 대표 브랜드, 글로벌 관광도시로 성장했다.

1960년대 한적한 시골이었던 해운대해수욕장은 1980년대 이후 호텔 콘도 상가들이 들어서면서 전국적인 해수욕장으로 변신했다. 1994년에는 해운대관광특구로 지정되면서 탄력이 붙었다. 최근 백사장 복원 연안정비 사업에 492억 원이 투입돼 백사장 폭이 90m 이상 늘어났다. 독일 제2공영방송인 ZDF TV는 7월 해운대해수욕장을 세계의 아름다운 3대 해변으로 선정해 3일간 해운대해수욕장을 촬영한 뒤 독일 전역에 방송하기도 했다. 3일 해운대해수욕장에서 만난 미국인 JD 사카모토 씨(27)는 “아름다운 바다가 가슴에 새겨질 정도다. 도시 속에서 이런 자연풍경을 즐길 수 있어 축복받은 도시인 것 같다”고 해운대를 극찬했다.

해운대는 2002년 한일 월드컵과 2005년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치르며 비약적인 발전을 이루었다. 당시 월드컵 조 추첨 행사는 해운대 벡스코에서, APEC 정상회의는 동백섬 안 APEC누리마루하우스에서 열려 세계인의 이목이 집중됐다. 이를 계기로 관광 인프라도 확충됐다.

해운대의 상징인 갈매기가 해운대해수욕장 앞바다에서 힘차게 날아오르고 있다. 해운대구 제공
해운대의 상징인 갈매기가 해운대해수욕장 앞바다에서 힘차게 날아오르고 있다. 해운대구 제공


센텀시티와 마린시티 그리고 엘시티

해운대의 얼굴을 확 바꾸는 역사(役事)도 한몫하고 있다.

비행기가 뜨고 내리던 황량한 땅, 개발마저 중단된 매립지 마천루가 휘황찬란한 ‘한국의 맨해튼’으로 바뀐 것이다. 센텀시티와 마린시티가 그곳이다. 8일 분양을 앞두고 있는 해운대관광리조트인 ‘엘시티(LCT)’가 2019년 완공되면 센텀시티-마린시티-엘시티로 연결되는 3개의 축이 해운대의 미래 100년을 이끌 것으로 보인다.

옛 수영비행장에 들어선 센텀시티 기반조성 공사는 2000년 시작해 2005년 12월 완공됐다. 개발 초기에는 용지 분양의 어려움과 주민 반대에 부닥쳤지만 2003년 전국 공공개발 사업 중 최고의 분양률을 기록하며 도심 산업단지 개발의 롤 모델이 됐다. 센텀시티 개발을 담당했던 민관 출자 제3섹터 기업인 센텀시티㈜는 부지 개발비로 투입된 8000여억 원의 빚을 갚고도 1013억 원의 흑자를 남겨 민관협력 성공사례로 평가 받았다.

‘굴뚝 없는 도시’를 자랑하는 센텀시티에는 2009년 동양 최대 백화점인 ‘신세계 센텀시티’가, 2011년에는 부산국제영화제의 전용극장인 ‘영화의 전당’이, 2012년에는 부산문화콘텐츠콤플렉스가 들어섰다. 부산시청자미디어센터, 부산디자인센터, 영화진흥위원회, 영화후반작업기지, 부산데이터센터 등 각종 문화콘텐츠시설이 잇달아 입주했다. 정보기술(IT)과 영화·영상, 레저, 컨벤션, 국제업무, 주거 기능을 복합적으로 갖춘 창조경제 허브 지역으로 발돋움했다. 정부 관계자들은 “도시첨단산업단지를 배우려면 센텀시티로 가라”고 추천할 정도다. 현재 센텀시티에는 1548개의 산업체에 관련 종사자만 1만7000여 명에 달한다.


해운대 우1동 남쪽의 마린시티는 1986년 개발 목적으로 매립됐으나 주민 반대로 개발이 지연되면서 거의 버려지다시피 했다. 그러나 2004년 부산시가 수영만 매립지 활성화 대책을 세우면서 개발이 본격화됐다.

면적은 센텀시티의 3분의 1 수준이지만 센텀시티와는 또 다른 매력을 지니고 있다. 이곳에는 2011년부터 해안선을 따라 초고층 주상복합건물(마천루)이 들어서기 시작했다. 국내에서 가장 높은 아파트인 80층(299.9m)의 ‘두산위브더제니스’와 두 번째인 72층 ‘해운대 아이파크’가 이곳에 있다.

바다에 비친 마천루와 황홀한 야경은 국내외 사진작가들의 사진 촬영지로 유명하다. 또 광안리해수욕장, 동백섬, 장산 등 최고의 조망권을 갖춰 고급 주상복합단지로 탈바꿈했다. 최근에는 파크 하얏트 부산에서 아델리스 아파트까지 해안을 따라 1.2m 높이로 쌓은 방벽 800m를 이용해 조성된 ‘영화의 거리’가 떠오르고 있다. 불과 10여 년 만에 수영강 일대의 황무지 땅이 황금의 땅으로 변했다.

해운대해수욕장과 맞닿은 곳에 짓고 있는 해운대관광리조트인 엘시티는 2006년 구역지정 및 개발계획 승인을 받아 추진되고 있다. 사업 승인 과정에서 논란이 있기도 했지만 2009년 말 주거시설을 지을 수 있도록 용도를 변경하는 등 개발 방향을 선회하면서 가속도가 붙었다. 이 개발 사업은 101층 랜드마크 타워 1개동과 85층 주거 타워 2개동을 짓는 초대형 프로젝트다. 랜드마크 타워 3∼19층에는 260실의 6성급 호텔이, 22∼94층에는 561실의 레지던스 호텔이 들어선다. 레지던스 호텔은 7억 원 이상 투자 시 대한민국 영주권을 제공하는 부동산 투자이민제가 적용돼 외국인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또 전용면적 144m², 161m², 186m², 244m²(펜트하우스)로 구성되는 공동주택(아파트) 882가구도 들어선다. 온천 스파와 워터파크, 쇼핑몰, 타워 전망대 등 부대시설도 갖춘다. 2019년 사계절 체류형 복합 관광리조트로 완공되면 해운대에 또 하나의 관광명소가 탄생한다.

엘시티의 미래 기대가치는 초창기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지금은 상전벽해로 변한 센텀시티와 마린시티에서 답을 찾을 수 있다. 엘시티는 해운대 모든 것의 화룡점정(畵龍點睛)이 될 것이란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해운대 가치 높이는 사업들 눈길

엘시티의 시너지 효과를 높이는 다양한 비전 사업도 추진된다. 2013년 폐지된 기존 동해남부선 폐선 부지 일원에는 그린레일웨이 사업이 진행된다. 해운대 올림픽 교차로에서 기장군 동부산관광단지 경계까지 9.8km를 3개 구간으로 나눠 개발한다. 부산기계공고∼미포까지 1구간은 사계절 꽃길, 미포∼송정까지 해안절경 2구간은 해안 경관길, 송정역∼동부산관광단지 입구까지 3구간은 가로수길로 조성된다. 제안공모 중인 미포∼송정 구간은 특화된 명품 관광 공간으로 꾸민다는 구상이다. 1934년 문을 연 뒤 2013년 12월 2일 역사 속으로 사라진 해운대 역사는 해운대해수욕장 배후 상업지의 주차난 해결을 위한 대규모 공영주차장으로 탈바꿈한다. 산책로와 자전거도로도 들어선다.

해운대 신도시와 구도시를 단절시킨 길이 580m, 4차로 고가교인 과선교는 2016년부터 철거해 도시 및 관광기능을 되살린다. 천혜의 절경을 자랑하는 미포∼청사포 구간 1.5km의 군 해안 경계철책도 내년에 철거해 시민들에게 볼거리를 되돌려준다.

조용휘 silent@donga.com·강성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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