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뷰티풀 해운대]천혜의 경관 속 콤팩트시티 ‘LCT’… 또 하나의 명물이 탄생한다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10월 6일 03시 00분


해운대의 미래, ‘엘시티’의 모든것

해운대해수욕장에 건설되는 엘시티 전경 조감도. 엘시티 제공
해운대해수욕장에 건설되는 엘시티 전경 조감도. 엘시티 제공
동백나무와 소나무가 울창한 동백섬, 풍성한 해산물로 유명한 미포, 부산의 몽마르트르라 불리는 달맞이 고개, 해운대 온천…. 이런 천혜의 자연경관을 자랑하는 해운대가 쇼핑, 레저, 엔터테인먼트 분야에서도 새로운 변신을 시도하고 있다. 명품도시로 거듭나고 있는 해운대의 가장 ‘핫’한 프로젝트가 엘시티(LCT) 개발사업이다.

꿈의 브랜드 엘시티

LCT 브랜드는 ‘자연과 인간이 공존하는, 세상 어디에도 없는 꿈의 공간’을 지향하고 있다. ‘L’은 ‘Leisurely Life(여유로운 삶)’, ‘Lovely Scenery(매력적인 풍경)’, ‘Lifelong Memory(잊지 못할 추억)’ 등 엘시티에서 누릴 수 있는 다양한 가치를 담고 있다. ‘CT’는 ‘City’ 또는 ‘Cultural Town’을 뜻한다.

‘콤팩트시티’ 개념의 복합단지인 엘시티에는 세계적인 시설의 특급호텔과 레지던스 호텔 등 휴양 및 주거, 레저시설이 조화롭게 들어선다. 콤팩트시티는 도시 중심부에 초고층 빌딩을 밀집시켜 별도의 교통수단 없이 편의시설을 이용할 수 있도록 고안된 도시 개발 방식.

사업 규모가 2조7000억 원에 달하며 완공 이후는 물론이고 건설과정에서도 지역경제에 미칠 파급효과가 클 것으로 보인다. 지역 상공계에서는 경제 파급효과만 약 9조 원, 고용효과는 7만5000명에 달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엘시티와 비슷한 조건을 갖고 있는 싱가포르의 마리나 베이 샌즈(55층 3개 동)가 2010년 준공 후 2분기 싱가포르 경제성장률은 아시아 최고인 19%에 육박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책임준공을 약속한 포스코건설은 토목공사가 끝나는 다음 달부터 건축공사에 들어갈 계획이다. 현재 토목공사 진행률은 80% 정도다. 국내에서 200m 이상 또는 50층 이상 초고층 건축물 시공경험이 가장 많은 포스코건설의 황태현 사장은 “엘시티를 통해 우리의 기술력과 경험, 도전정신을 보여주겠다”며 “국제적으로 검증된 첨단기술과 공법은 물론이고 내진·내풍 설계, 방재 및 재난 대비 시스템을 적용할 것이다”고 말했다.

각양각색 기록에 도전

2019년 완공 예정인 엘시티는 101층 랜드마크 타워 1개 동과 85층 타워 2개 동으로 구성된다. 3개 타워의 연면적을 합치면 66만1134m²로 서울 63빌딩의 2.8배에 해당한다. 전국에서 단일 주거복합시설 중 엘시티보다 연면적이 넓은 곳은 없다. 부지면적은 4만7944m²로 축구장 6.7개를 건립할 수 있는 규모다.

6성급 관광호텔과 레지던스 호텔이 들어서는 랜드마크 타워는 101층에 높이가 411.6m다. 현재 국내에서 가장 높은 빌딩은 인천 송도의 동북아무역센터(NETA)로 68층 305m다. 엘시티는 내년 완공 예정인 지상 123층, 높이 556m의 서울 잠실 롯데월드타워에 이어 국내에서 두 번째로 높고 세계 12위에 해당한다. 주거용 건축물로는 국내 최고다.

국내 최초 ‘비치 프런트 주거복합시설’이란 기록도 세우게 된다. 해운대해수욕장 주변 마린시티 등에 주상복합건물이 많지만 엘시티처럼 해수욕장을 낀 주거시설은 국내 처음이다. 건축전문가들은 백사장을 끼고 있으면 비치 프런트, 바다와 접해 있으나 백사장이 없으면 베이 프런트, 바다와 약간 떨어져 있으면 다운타운으로 구분한다. 해운대를 형성하는 3개의 축인 엘시티는 비치 프런트, 마린시티는 베이 프런트, 센텀시티는 다운타운으로 보면 된다.

설계와 건설관리도 세계 최고 수준의 업체가 참여하고 있다. 설계는 세계 최고 빌딩인 두바이 부르즈 칼리파를 설계한 미국의 솜(SOM)이 맡았다. 이 회사는 시카고와 뉴욕의 마천루 디자인에서 출발해 전 세계 초고층 프로젝트를 수행했다. 국내에서는 서울 용산 국제업무단지와 상암동 디지털미디어시티(DMC) 사업에 참여했다. 솜의 무스타파 아바단 회장은 “엘시티 설계에는 탁 트인 바다와 배산임해의 한국적 이미지를 반영했다. 엘시티 프로젝트에 참여하게 된 것을 자랑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건설관리(CM)는 1885년 창립된 미국의 파슨스브링커호프(PB)가 선정됐다. 전 세계 150개 지사를 운영하고 있으며 1만4000여 명의 전문 인력이 건축·토목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있다.

엘시티 발코니 뷰. 엘시티 제공
엘시티 발코니 뷰. 엘시티 제공


부푼 기대감

엘시티 주변 상가와 부동산 업계는 기대에 부풀어 있다. 엘시티가 완공되면 해운대 고가 아파트 밀집촌인 마린시티와 센텀시티에 직접적인 영향을 줄 것이란 분석이다. 엘시티에는 아파트와 호텔은 물론이고 워터파크 등 대형 집객 시설이 들어서 인근 집값 상승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관광수요도 기대된다. 해운대 야경은 좀처럼 경험하기 힘든 도시의 매력이다. 해운대 바다를 따라 곡선을 그리며 발산하는 조명과 고층빌딩의 화려한 불빛, 달빛을 배경으로 한 크루즈선의 은은한 불빛은 해운대에서만 볼 수 있는 특별함이다. 해운대 야경 포인트는 달맞이고개 정상 부근의 해월정이나 문탠로드 중간의 바다 전망대, 동백섬, 미포선착장 등이지만 엘시티가 완공되면 101층 전망대가 핫 플레이스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엘시티의 앞마당이 될 해운대해수욕장 백사장은 최근 두 배나 넓어졌다. 2013년 말부터 모래를 투입한 결과 당초 36m에 불과했던 백사장 폭이 92m 정도로 늘어났다. 이와 맞물려 엘시티 사업이 추진돼 해운대가 진정한 관광특구로 변할 것이란 기대감이 크다. 엘시티 현장 바로 옆 동해남부선 폐선부지(미포∼청사포∼구덕포)는 명품공원 조성사업이 추진 중이다. 또 인근 동부산관광단지와 수영만요트경기장 등 관광인프라 구축사업도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해운대는 동래 지역과 함께 온천으로도 유명하다. 엘시티 공사 현장에서는 깊이 451m에서 최대 841m에 이르는 5개의 온천공이 개발돼 하루 2000여 t에 달하는 온천수가 나오고 있다. 이 온천수를 활용할 다양한 시설이 엘시티에 들어선다. 온천에 몸을 담근 채 탁 트인 바다와 야경을 즐기는 낭만은 상상만 해도 짜릿하다.

엘시티에서 몇 걸음만 걸으면 ‘바다 위’를 산책하는 것처럼 아름다운 문탠로드와 연결된다. 송림이 울창한 2.2km의 문탠로드는 예부터 대한팔경 중 하나로 빼어난 경관을 자랑하는 달맞이고개와도 맞닿아 있다. ‘부산의 몽마르트르’라고 불리는 달맞이고개 주변에는 30여 개 갤러리가 들어서 있다. 또 미술관 못지않은 독특하고 아름다운 카페가 즐비해 관광객의 발걸음을 붙잡는다. 문탠로드 입구부터 구덕포까지 해안 생태 탐방로로 조성된 4.4km의 삼포 해안길은 청사포와 송정해수욕장의 비경을 파노라마처럼 감상할 수 있다. 주민 이재효 씨(73·금정구 서동)는 “해운대는 넓은 백사장과 동백섬, 달맞이고개 등 낭만이 어린 곳이 많다. 또 하나의 명물이 앞으로 탄생한다고 하니 가슴이 설렌다”고 말했다.

조용휘 기자 silen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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