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교과서 국정화 논란]與 ‘종북’ vs 野 ‘친일’…교육부, 이르면 12일 국정화 방침 발표
국정교과서 논란
역사 교과서 국정화가 뜨거운 논란 속에 사실상 발표 절차만을 남겨 놓고 있다. 교육부는 이르면 12일 국정화 방침을 발표하고, 곧바로 중고교 역사 교과서를 국정으로 바꾸는 작업에 착수할 예정이다.
첫 단계는 ‘중등학교 교과용도서의 국검인정 구분안’을 행정예고하는 것. 통상 입법예고나 행정예고는 주요 사안에 대해 관련자 의견을 수렴하기 위한 절차이나, 이미 의견 수렴은 의미가 없는 단계라 요식행위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 교육부는 20일간 행정예고를 거쳐 11월 초에 중등 교과서 국검인정 구분안을 확정 고시할 예정이다.
국정 역사 교과서 편찬은 국사편찬위원회가 담당하는 것이 확실시된다. 교과용도서에 관한 규정에 따르면 국정도서는 교육부가 편찬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되 필요한 경우 연구기관 또는 대학에 위탁할 수 있다. 교육부는 역사에 전문성이 있는 국가 기관인 국편이 가장 적합한 위탁 기관이라고 보고 있다.
국편은 역사 학자와 교사 등을 대상으로 집필진을 공모하고, 집필 기준을 정비해 곧바로 교과서 집필 작업을 시작하게 된다. 교육부는 내년 1학기까지 현장 검토본 제작을 마치고 2학기에는 일부 학교에서 시범 활용한 뒤 2017년에 곧바로 중고교에 배포한다는 구상이다.
그러나 역사학계에서 국정화에 대한 반발이 심한 상황에서 공신력 있는 집필진을 구하는 것부터 난관에 부딪힐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편찬 기간도 너무 짧아 부실 교과서 논란이 재연될 것이라는 우려도 크다.
여야 역시 역사교과서 국정화를 놓고 ‘역사전쟁’에 돌입했다. 여권은 야권의 아킬레스건 격인 ‘종북 논란’의 재점화를 시도하고 있고, 야권은 ‘친일·독재 미화 논란’에 불을 지피고 있다.
김무성 대표는 8일 새누리당 최고위원회의에서 “대다수 역사교과서가 좌편향 성향에 물들어 학생들에게 획일적 역사관을 강요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국정화가 다양성을 파괴한다는 야권의 지적에 대한 반격이다.
당 지도부도 “미래를 위해 더는 비정상을 방치해선 안 된다”(원유철 원내대표) “일방의 주장으로 국민 갈등을 심화시키는 교과서는 안 된다”(서청원 최고위원)라며 하나같이 ‘미래와 통합’을 역설했다.
새정치민주연합 배재정 의원은 교육부를 상대로 한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박근혜 대통령을 빗대 “아버지는 군사 쿠데타, 딸은 역사 쿠데타를 하려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같은 당 윤관석 의원은 “(국정 교과서는) 친일 교과서이자 유신 교과서”라고 비꼬았다.
유은혜 의원은 박근혜 대통령의 정치 입문 당시 언론 인터뷰를 근거로 “역사교과서 국정화 추진이 결국 아버지(박정희 전 대통령)의 명예 회복 때문 아니냐”고 따져 물었다. 야당 의원들은 끊임없이 의사진행 발언을 신청해 “역사 교과서의 국정화 추진은 친일과 독재를 미화하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2일 여론조사기관인 리얼미터 조사 결과 검정제 유지(43.1%)와 국정 전환(42.8%) 의견은 팽팽히 맞서고 있다.
국정교과서 논란. 사진=동아일보 DB 동아닷컴 디지털뉴스팀 기사제보 dnew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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