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채 개발한다며 국가연구비 9억 빼돌린 업체 대표 기소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10월 12일 15시 20분


“비거리 향상을 위한 골프 샤프트 개발 연구 사업”

유명 골프용품 제조업체 M사 대표 전모 씨(51)는 2012년 7월 국민체육진흥공단과 골프 용품 기능 향상을 위한 연구사업 협약을 체결했다. 이에 전 씨는 연구개발을 위한 장비를 D사로부터 납품받았으며 연구개발을 위한 준비가 됐다는 내용의 연구개발 지원신청서를 작성해 국민체육진흥공단에 넘겼다. 공단 측은 문제가 없다고 판단해 2012년 8월부터 올해 2월까지 총 27억원의 연구개발비를 M사에 지원했다.

그러나 전 씨가 연구개발을 위해 준비했다는 연구장비는 존재하지도 않았고 D사에게서 납품받은 장비 또한 연구개발과 관련 없는 중고 생산 장비였다. 검찰 조사 결과 전 씨는 D사 대표 조모 씨와 함께 연구개발비를 빼돌리기 위해 이같은 사기극을 벌인 것으로 드러났다. 검찰에 따르면 전 씨가 연구개발비를 받아 일부를 조 씨 등에게 전달하면 조 씨 등이 받은 돈의 일부를 전 씨의 직원 및 지인 명의의 차명계좌로 전달했다. 전 씨는 이 같은 방법으로 9억여 원의 연구비를 빼돌렸고 회사 운영 자금 및 개인 용도로 돈을 쓴 것으로 조사됐다. 전 씨와 조 씨는 연구개발비를 지급한 것처럼 거래대금을 가장하기 위해 직원 및 지인 명의의 차명계좌를 이용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서울중앙지검 특별수사1부(부장 임관혁)는 국가연구비를 빼돌려 다른 용도로 사용한 혐의 (사기 등)로 전 씨를 구속기소했다고 12일 밝혔다.

변종국 기자 bj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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