렌털 정수기-비데 팔아 10억 챙긴 조폭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10월 14일 03시 00분


명의대여자 모아 렌털 허위 신청… 본사 지급 수당 5000만원도 꿀꺽

경기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렌털 대리점을 차린 뒤 빌린 정수기와 비데 공기청정기 등을 시중에 되파는 수법으로 10억 원대의 이득을 챙긴 조직폭력배 김모 씨(36)를 상습 사기 혐의로 구속했다고 13일 밝혔다. 또 같은 혐의로 안모 씨(35) 등 4명을 불구속 입건하고 제품 렌털 과정에 명의를 빌려주고 그 대가로 돈을 받은 이모 씨(43) 등 24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에 따르면 김 씨 등은 2013년 4월부터 올 6월까지 경기 안산 화성, 대전, 충북 청주 지역에 렌털 대리점을 차린 후 정수기 등 렌털 신청서를 허위로 꾸며 렌털 제품 896대(9억5000만 원 상당)를 받은 뒤 이를 시중에 중고 제품으로 팔아넘긴 혐의다. 또 렌털 계약 성사 때 회사에서 지급되는 고객지원금 명목의 수당 5000만 원을 챙긴 혐의도 받고 있다.

이들은 허위로 렌털을 신청할 명의 대여자를 모집하기 위해 인터넷에 ‘현금 필요하신 모든 분께 자격 조건 따지지 않고 진행해 드립니다’, ‘연체자 신불자 가능’이라고 광고해 204명을 모집했다. 신용에 관계없이 렌털 신청이 가능하고 고객지원금이 현금으로 나온다는 점을 악용한 것이다. 수당의 일부를 지급받은 명의 대여자들은 렌털 회사가 신청 여부나 설치 장소를 확인하는 전화를 걸면 사실인 것처럼 답변했다. 경찰은 “명의를 빌려준 204명 중 제품 3대 이상을 계약했거나 렌털 비용을 단 한 차례도 내지 않은 24명만 입건했다”고 말했다.

수원=남경현 기자 bibulu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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