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용인시 수지구 아파트 단지에서 일어난 ‘캣맘 사망사건’을 수사 중인 용인서부경찰서는 현장에서 수거한 벽돌에서 피해자 2명의 유전자(DNA)만 검출됐다고 13일 밝혔다.
경찰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으로부터 1차 정밀감정 결과 벽돌에서 피해자 2명의 유전자(DNA)만 검출됐다는 답변을 받았다”며 “제3자의 DNA가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 국과수에 2차 정밀감정을 의뢰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2차 정밀감정에서 용의자의 것으로 추정할 수 있는 또 다른 DNA가 검출될 지 여부도 미지수여서 자칫 수사 장기화 우려까지 제기되고 있는 상황.
경찰은 앞서 벽돌에서 피해자의 것 외에 제3자의 DNA가 검출되면 사전에 확보한 아파트 주민들의 DNA와 대조해 용의자를 검거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벽돌에서 이렇다 할 단서가 나오지 않아 수사가 난항을 겪고 있다.
경찰은 아파트내 폐쇄회로(CC)TV 영상 분석을 통해 사건 당시 이 아파트 104동 5라인과 6라인 36세대에 머물렀던 주민들의 신원을 확인하는 한편 외부인 출입 상황도 조사 중이다.
또 전날 실시한 벽돌 낙하실험 결과를 토대로 투척지점을 추산하고 있다.
경찰은 사건 당시 벽돌이 수직 낙하한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 용인서부경찰서 관계자는 “사건 현장을 비추는 CCTV에 벽돌이 위에서 똑바로 떨어지는 장면이 포착됐다”면서 “현장과 바로 붙어있는 아파트 라인 쪽에서 떨어졌을 가능성이 매우 높은 것으로 추정된다”고 전했다.
숨진 박모 씨(55·여)가 길고양이 집을 짓다가 사고를 당한 지점은 해당 아파트 건물의 맨 끝 라인 뒤편이다. 건물과는 6~7m 떨어진 곳으로 누군가가 박 씨를 겨냥해 던졌을 가능성이 높다고 경찰은 내다봤다. 범행에 사용된 벽돌은 뒷면이 습기를 머금은 채 짙게 변색돼 있어 장기간 물건의 받침대로 사용된 것으로 보인다.
경찰이 해당 라인에 있는 18가구를 대상으로 1차 면접조사를 한 결과, 사건 당시 약 13가구의 20여 명이 집에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주민들은 “현장을 목격하거나 벽돌을 던지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이 아파트는 18층으로 높이가 무려 48m에 이른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아파트 2, 3층에 불과한 5m 높이에서 떨어뜨린 벽돌도 땅바닥에 이르면 가속도가 붙어 시속 35.6km의 속도로 충돌한다. 15층 높이에 해당하는 40m에서는 100.8km, 50m에서는 112.7km에 이른다.
앞서 8일 오후 4시39분쯤 용인시의 한 18층짜리 아파트 화단에서 박씨와 또 다른 박모(29)씨가 함께 고양이집을 만들던 중 아파트 상층부에서 떨어진 벽돌에 맞아 50대 박씨가 숨졌고, 20대 박씨는 머리에 부상을 입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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