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대가 내년부터 장학제도를 전면 개편한다. 성적 대신 가정형편 등을 고려해 지급하는 방식으로 바꾼다.
염재호 고려대 총장은 14일 기자간담회에서 “장학금이 결과에 대한 보상이 아니라 배움의 기회를 넓히고 장려하는 목적으로 쓰여야 한다. 경제적 여건이 어려워 학업에 집중하지 못하는 경우가 없도록 하겠다”고 개편 취지를 밝혔다.
이에 따라 고려대는 2016년 1학기부터 학생 자치활동을 지원하는 ‘자유장학금’과 가계소득 수준 등을 고려해 지급하는 ‘정의장학금’, 학생 능력 개발을 위한 프로그램에 지원하는 ‘진리장학금’ 등에 각각 35억 원, 200억 원, 100억 원을 지급한다.
장학금 이름은 대학 교훈인 자유, 정의, 진리에서 따온 것이다. 기존에 학생들에게 주어지던 성적 우수 장학금은 이미 확정된 내년분 24억 원까지 지급되고 점차 폐지될 예정이다.
이번 개편에서 가계소득 수준에 따라 지급되는 정의장학금은 전체 장학금의 48%로 가장 많다. 가정형편에 따라 0∼2분위에 속하는 학생 전원에게 등록금을 100% 지급하는 방식이다. 또 0분위(기초생활수급자 및 차상위계층) 학생에게는 월 30만 원의 생활장학금도 추가로 지원한다. 학교 측은 0분위 학생들을 근로장학생으로 우선 선발하고 시급도 1만 원으로 높여 지급할 계획이다.
한편 고려대 총학생회는 이날 장학제도 개편에 항의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고려대 총학생회 부회장 강민구 씨(23)는 “장학금은 모든 학생에게 영향을 주는 일인데 정작 학생들의 의견을 수렴하지 않고 기자간담회를 열어 ‘정치쇼’ 하듯이 발표했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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