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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의 주제는 ‘직장 에티켓’]<197>일부 직장 허드렛일 시키고 끝
서울의 한 명문대 어문학계열 4학년인 A 씨(26)는 지난여름만 생각하면 아쉬움이 너무 크다. 본격적인 취업 시즌에 앞서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인턴으로 일했는데 남은 게 없어서다. A 씨는 “이력서에 한 줄 쓰려고 대학생활 마지막 여름을 투자한 게 아닌데 허탈하다”고 말했다. A 씨에게 어떤 일이 있었던 걸까.
A 씨가 일한 곳은 한 시중은행. 그는 첫 출근을 한 날부터 메뚜기 신세를 면치 못했다. 누군가 출장을 가면 그 자리에 앉아 있었지만 부서원들이 모두 있는 날엔 회의실에 홀로 있어야 했다. 30명 정도 되는 부서원들은 A 씨에게 별다른 관심이 없었다. 딱히 맡기는 일도 없었다. 직속 선임에게 “어떤 일이든 하고 싶다”고 하소연해 봤지만 “지금 인사 시즌이어서 다들 정신이 없다”는 말만 돌아왔다. 다른 인턴 동기들은 꽤 바쁘게 일하는 모습이었는데 시간이 아깝기만 했다. 아주 가끔 단순 문서 작업이라도 시켜주는 선배들이 한없이 고마웠다. 한참 지나서야 그가 배치된 부서는 딱히 인턴이 필요하지 않은 곳이었는데 무작정 신청부터 하고 봤다는 얘기가 들렸다. A 씨는 “본인들이 하기 귀찮은 허드렛일을 시키려고 인턴을 뽑는 건 이해할 수 없다”며 “어떤 날은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까지 멍하니 있다 퇴근한 적도 있었다”고 말했다.
취업이 갈수록 힘들어지면서 인턴십에라도 도전하려는 대학생이 크게 늘어나고 있다. 기업들도 검증된 인재를 뽑기 위한 방안으로 인턴 프로그램을 적극 늘리고 있다. 삼성그룹 SK그룹 등 대기업들은 취업준비생들에게 우수 협력업체 인턴으로 일할 기회를 제공하는 ‘고용디딤돌’ 프로그램까지 준비하고 있다.
일부 취업준비생들의 경우는 유수의 대기업에서 2, 3차례 인턴으로 일하기도 하지만 대부분은 취업 전 한 차례 인턴 기회를 얻기도 힘들다. 이들에겐 ‘스펙 쌓기’라는 외형적 목적도 있지만 인턴으로 일하면서 보다 실질적 직무 경험을 하는 게 더 중요하다.
“아무리 잠깐만 일한다 해도 그 기간만큼은 동료 아닌가요?”
혹시 당신 옆에 인턴이 있다면 A 씨의 이런 항변을 한 번쯤 되새겨 보면 어떨까. 인턴들에게는 지금이 인생의 가장 중요한 순간 중 하나일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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