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중국 기상당국과 현지 언론에 따르면 베이징, 톈진, 허베이 등 수도권과 산둥, 산시, 안후이, 랴오닝, 허난, 후베이 성에서 스모그가 발생했다. 이날 정오 베이징의 초미세 먼지농도는 302㎍/㎥로 WHO 기준치인 25㎍/㎥와 비교하면 13배에 달했다. 대기질(AQI)도 352로 최고 단계인 6단계를 넘어섰다. 이번 스모그는 16일 오전부터 시작돼 오후 9시에 대기질 300을 넘었다.
일부 지역의 가시거리는 500m 이내까지 떨어졌다. 스모그 황색경보가 발령돼 시민들은 이날 마스크를 착용하고 거리를 나왔다. 산둥 성의 경우 가시거리가 200m 미만까지 떨어져 고속도로 5곳의 톨게이트 47곳이 임시 폐쇄됐다. 장쑤성에서도 4, 5개 고속도로가 통행 금지됐다.
중국발 스모그의 영향으로 한국도 18일 오후부터 수도권 일부 지역과 충청권의 미세먼지 농도가 짙어졌다. 환경·기상통합예보실은 중국의 미세먼지가 18일 오후부터 바람을 타고 수도권과 충청권에 유입돼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앞서 14일 국제 환경보호단체 그린피스는 올해 1~3분기 중국 대기질 보고서를 통해 “중국 주요도시의 80%가 심각한 대기 오염도를 나타냈다”고 발표한 바 있다. 그린피스는 “대기질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전반적으로 개선됐으나 367개 도시의 초미세먼지 농도가 WHO 권장기준의 4배에 달했다”고 말했다. 또 “중국 정부가 산업용 석탄연료의 사용을 제한하는 등의 조치로 올해 1~3분기 중국 주요도시 대기오염도가 지난해 동기 대비 10% 낮아졌다”고 덧붙였다. 중국이 이달 26일 개막하는 당 제18기 중앙위원회 제5차 전체회의(18기 5중 전회)에서 초미세먼지 농도를 낮추는 것을 환경보호 분야의 새 목표로 설정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16일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토니 셰 중국청결공기연맹 비서처장은 “앞으로 공기 질을 개선하는 것이 오염 방지 노력의 핵심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중국 정부는 2013년 수도권인 징진지(베이징·톈진·허베이)와 양쯔강 삼각주, 주강 삼각주에 초미세먼지 감축 목표를 설정한 바 있다. 이번 5중 전회에서 이 목표를 다른 도시로 확대하고 규제 대상인 오염물질의 종류도 늘릴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SCMP는 “중국에서 74개 주요 도시 가운데 공기 질 기준을 충족하는 도시는 2013년과 지난해 각각 3개와 8개에 불과하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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