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방 오븐 - 안방서 5만원권 우르르… 7억대 슈퍼카에 고급 아파트 등 펑펑
경찰, 162억 챙긴 3명 구속… 4명 수배
대전지역 165m²(약 50평) 규모의 한 아파트 주방 오븐을 열고 바닥을 들추자 5만 원권이 뭉텅이로 나왔다. 안방 금고에서 7000만 원, 골프백에서도 현금 3000만 원이 다발로 쏟아졌다. 아파트 지하주차장에선 돈다발의 주인인 엄모 씨(34) 소유의 시가 7억 원대인 슈퍼카 람보르기니와 이에 비하면 별것 아닌 것으로 보일 만한 벤츠(시가 5400만 원) 승용차까지 나왔다.
엄 씨는 재벌 2세가 아니라 불법 스포츠 도박 사이트 운영자였다. 2011년 4월부터 중국 산둥 성 칭다오의 한 아파트에 사무실을 차려 놓고 필리핀에 서버를 마련한 뒤 스포츠 도박사이트를 개설한 혐의를 받고 있다. 그는 올해 8월까지 1753억여 원을 베팅 금액으로 받아 이 중 162억 원을 챙긴 혐의다.
경찰은 엄 씨 등이 이용자들로부터 대포통장으로 베팅 금액을 입금받은 뒤 축구와 야구 농구 등 국내외 인기 스포츠 경기 결과를 맞히는 방식의 도박 사이트를 운영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들은 이렇게 챙긴 돈으로 수억 원짜리 외제 차량과 고급 아파트를 구입했고 부동산과 주식에도 손을 댄 것으로 조사됐다. 자금 흐름을 추적당하지 않으려고 람보르기니를 구입할 때도 대금을 현금으로 지급한 것으로 드러났다. 어머니의 집에도 3억5000만 원을 5만 원권으로 보관했고 시중은행 3곳의 대여금고에도 5만 원권으로 6억5000만 원을 숨겨둔 사실도 확인됐다.
경찰은 엄 씨 등 3명을 국민체육진흥법 위반 혐의로 구속하고 이모 씨(28) 등 2명은 불구속 입건했다. 또 해외에 체류 중인 일당 4명을 수배하고 국세청에 이들의 탈세 혐의도 통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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