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영업자 6년새 100만명 늘어… 583만명 중 50대 32% 최다
치킨집 등 생계형창업 급증세
은퇴 후 창업에 뛰어드는 ‘베이비부머’(1955∼1963년생)가 늘면서 국내 개인사업자 수가 최근 5년 8개월간 100만 명 가까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28일 국세청의 전국 사업자 통계에 따르면 올해 8월 말 현재 개인사업자는 582만9000명으로 2009년 말(487만4000명)과 비교해 95만5000명(19.6%) 증가했다. 이 통계는 표본조사를 토대로 관련 수치를 내는 통계청 조사와 달리 국세청에 실제로 세금 신고를 한 사업자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다.
국세청 관계자는 “매년 편차가 있지만 평균 96만 명이 신규 사업자로 신고를 하고 약 80만 명이 폐업 신고를 한다”고 설명했다.
개인사업에 뛰어드는 사람이 이렇게 늘어난 것은 정년퇴직을 하거나 구조조정을 통해 회사 밖으로 나온 사람들이 대거 창업 전선에 나서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개인사업자는 연령대별로 50대(32.1%) 40대(28.5%) 60대(16.1%)의 순으로 많았다. 특히 60대 사업자(105만9000명)가 지난해보다 12.4% 증가하면서 사상 처음으로 100만 명을 돌파했다. 노후 소득을 위해 창업을 하는 노년층이 늘었다는 뜻이다.
업종별로 보면 지난해 같은 달과 비교해 패스트푸드점(12.6%)과 실내장식 가게(12.2%), 편의점(10.0%), 부동산중개업(7.9%) 등의 사업자가 많이 늘었다. 이른바 ‘치킨·피자집 창업’으로 대표되는 생계형 창업이 부쩍 늘었다는 것이다. 음식업 전체 사업자는 70만1000명으로 1년 전보다 10.6% 증가했다.
최근에는 건물을 소유하면서 임대수익을 거두는 부동산임대업 사업자가 크게 늘어난 것이 개인사업자 증가에 한몫했다. 부동산임대업 사업자는 141만 명으로 1년 전보다 7.3%(9만5000명) 증가했다. 문제는 자영업이 몰리는 업종의 근로여건이 좀처럼 나아지지 않는다는 데 있다. 통계청이 이날 발표한 ‘2015년 상반기(1∼6월) 지역별 고용조사’에 따르면 자영업이 주를 이루는 음식·숙박업에서 월급이 100만 원 미만인 근로자 비중이 32.1%, 100만∼200만 원 미만이 52.2%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업종 종사자 10명 중 8명은 월 소득이 200만 원에 못 미치는 셈이다.
임금 수준과 근로여건이 떨어지는데도 구직자들은 이들 업종에 몰리고 있다. 올해 상반기 말 현재 음식·숙박업 종사자는 211만 명으로 1년 전보다 2.7% 증가했고 특히 15∼29세 근로자 중 12.0%가 음식·주점업에 몰렸다. 통계청 관계자는 “취업이 어려운 청년들이나 생활비를 마련하려는 장년층들이 진입장벽이 낮은 음식·숙박 업종에 몰려 나타난 현상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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