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합법적인 회사를 가장해 불법 인터넷 도박 사이트를 운영하며 800억 원대의 불법수익을 챙긴 일당에게 처음으로 범죄단체조직죄를 적용해 기소했다. 인터넷 도박과의 전쟁을 선포한 검찰이 폭력조직에 적용해온 범죄단체조직죄를 인터넷 도박 사이트 운영자에게 적용해 가중처벌하기로 방침을 정한 지 하루 만에 나온 첫 사례다. 이들이 3년 동안 운영한 도박 사이트에서는 국내외 회원 13만여 명이 4200억여 원을 탕진했고, 운영자들은 태국 푸껫에서 초호화 풀빌라를 빌려 하루에 3000만 원짜리 환락 파티를 벌였다.
대구지검 강력부(부장 강종헌)는 2011∼2014년 국내 프로그램 개발업체를 가장해 중국에 4개 본부를 두고 불법 스포츠토토 사이트를 운영하며 800억 원대의 범죄수익을 챙긴 혐의로 업체 직원 김모 씨(36) 등 6명을 구속 기소하는 등 총 19명을 재판에 넘기며 최초로 범죄단체조직 혐의를 적용했다고 28일 밝혔다. 이들은 서울 금천구에 사무실을 둔 프로그램 개발업체로 법인을 세운 뒤 실제론 중국 웨이하이(威海)와 황관, 옌타이(煙臺), 상하이(上海)에 4개 본부를 차려 조직적으로 인터넷 도박 사이트를 운영해왔다. 인터넷 도박 참여자는 변호사 사무장, 초등학교 교사, 대학생, 가정주부, 일용직 노동자 등으로 다양했다.
검찰에 따르면 이 업체 임직원 68명은 기술개발팀, 홍보팀, 사이트운영팀, 현금인출팀으로 역할을 분담해 기업 형태로 범죄조직을 꾸렸다. 사이트 회원 13만여 명이 도박에 쏟아 부은 4200억여 원 중 800억여 원은 이른바 ‘대포계좌’를 거쳐 현금인출팀이 국내에서 인출한 뒤 중국에 있는 임원들에게 전달했다.
업체 대표 강모 씨(36·지명수배) 등은 직원이 조직을 탈퇴하려 하면 불법도박에 이용되는 계좌에서 해당 조직원 명의 계좌로 돈을 송금해 공범이라는 흔적을 남기는 식으로 압박했다. 중국 조직폭력배를 동원해 위협하거나 부모의 인적사항을 알고 있다는 문자메시지를 보내 협박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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