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유일의 ‘포도 와인산업 특구’인 충북 영동군은 국산 참나무로 만든 오크통(사진)을 내년부터 관내 와이너리(와인양조장)에 공급할 계획이라고 11일 밝혔다.
영동군은 이를 위해 지난해 2월 1억 원을 들여 영동대 와인발효식품학과 최해욱 교수팀에 ‘국산 참나무 원목을 이용한 오크통과 오크칩 생산기술 개발용역’을 의뢰했다.
최 교수팀은 10일 열린 최종 용역 결과 보고회에서 “국산 참나무는 유럽산보다 폴리페놀 성분이 7%, 항산화도는 28% 각각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라며 “국산 참나무로 만든 오크통과 오크칩을 이용해 숙성한 와인이 기존 유럽산 오크통에서 숙성시킨 와인보다 맛과 향이 더 뛰어나다”고 밝혔다. 최 교수는 “다만 유럽처럼 지름이 1m가 넘는 큰 나무가 없고, 떫은맛을 내는 타닌 성분을 제거하는 것이 숙제”라고 덧붙였다.
최 교수팀은 이에 대한 해결책으로 참나무를 벌목한 뒤 자연 상태에서 2∼3년 동안 안정화해 거친 타닌 성분을 줄이고, 유럽산의 절반 정도 크기인 100L 안팎의 오크통 제작을 제안했다.
영동군은 50L짜리 오크통을 제작한 경험이 있는 영동와인오크통제작소와 함께 내년부터 국산 오크통을 만들어 관내 와이너리에 보급 및 판매할 계획이다. 오크통을 국산화할 경우 30%가량 가격이 낮아질 것으로 영동군은 기대하고 있다. 현재 국내 와이너리에서 사용 중인 유럽산 오크통은 개당(225L 기준) 180만 원이 넘어 농가에 큰 부담으로 작용해 왔다. 지서경 영동군농업기술센터 와인산업팀장은 “오크통 국산화는 국산 와인의 고유한 맛과 향을 살리고, 와인 제조원가를 낮추는 데 반드시 필요하다”며 “내년까지 양조용 오크통과 오크칩, 관광상품용 미니어처 등을 내놓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충북 영동은 경북 영천·상주와 함께 3대 포도 생산지이다. 전국의 12%인 2225ha의 포도밭에서 해마다 3만3000t의 포도를 생산해 이 가운데 200t 정도가 와인으로 만들어지고 있다. 영동군에는 현재 43곳의 와이너리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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