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범벅 된 패터슨 쪽이 범행 가능성 높아”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11월 12일 03시 00분


‘이태원 살인사건’ 2차 공판… 증인 출석 전문가 2명 일치된 의견

“피범벅이 된 쪽이 피해자와 더 가까웠을 가능성이 높습니다.”(18년 전 부검의)

“피해자와 가까이 있었고 몸에 많은 피가 묻은 사람이 범행했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혈흔형태 분석 전문수사관)

같은 날 다른 시간, ‘이태원 살인사건’ 법정에 선 전문가 증인들의 의견이 일치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부장판사 심규홍) 심리로 11일 열린 아서 존 패터슨(36)의 2차 공판에 이윤성 서울대 의대 법의학교실 교수(62)와 이현탁 경위(혈흔형태 분석 전문수사관)가 참석했다. 두 사람은 “범인 상의에 피가 스프레이로 뿌린 듯한 형태로 소량만 묻을 수 있냐”는 질문에 “가능성이 낮다”며 고개를 가로저었다.

그동안 먼저 진범으로 몰렸다 무죄 확정판결을 받은 에드워드 리 씨(36)는 상의에 분사 형태의 피만, 패터슨은 온 얼굴과 몸 등에 피가 묻었다고 진술된 상황. 이후 범행 당시 피해자가 제압당했을 가능성 등 두 전문가 증인의 흡사한 소견은 이어졌다.

이 교수는 18년 전 피해자 조중필 씨(사망 당시 22세)의 부검의였다. 그는 “피해자는 범인으로부터 제압을 당했거나 초기에 치명상을 입어 저항하지 못했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이 경위도 “오른쪽 소변기 혈흔은 경동맥이 절단돼 분출된 것”이라며 “짧은 순간 범인에게 많은 피가 묻었을 것이다. 정확히 알 수는 없지만 피해자의 신체 일부를 잡고 공격한 것이 자연스럽다”고 말했다.

이날 쟁점이 됐던 범인의 키와 덩치에 대해 두 전문가는 “피해자보다 키가 작은 사람도 가해할 수 있다”는 취지로 증언해 패터슨의 진범 가능성에 무게를 실었다. 18년 전 사건 발생 후 진행된 1심과 2심에서 리 씨가 살인범으로 기소됐던 배경은 조 씨(176cm)보다 큰 키(180cm)와 체구의 소유자라는 점이 주요 근거였다. 이 교수는 “조 씨가 다리를 벌리고 소변을 보고 있었다면 4cm 작더라도 목을 찌를 수는 있다”고 진술했다. 이 경위도 “키 차이가 나더라도 자세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며 비슷한 증언을 내놓았다.

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
#패터슨#범행#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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