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만2778개의 눈 24시간 전국 감시… 국민안전처, 중앙상황실 첫 공개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11월 1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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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재-선박사고 등 재난 실시간 대응

12일 정부서울청사 내 중앙재난안전상황실 스크린에 주요 도로와 항만, 지하철 등의 폐쇄회로(CC)TV 화면이 실시간으로 중계되고 있다.

홍진환 기자 jean@donga.com
12일 정부서울청사 내 중앙재난안전상황실 스크린에 주요 도로와 항만, 지하철 등의 폐쇄회로(CC)TV 화면이 실시간으로 중계되고 있다. 홍진환 기자 jean@donga.com
8일 오전 10시 22분 서울 중구 지하철 3·4호선 충무로역에서 뿌연 연기와 함께 매캐한 냄새가 퍼졌다. 동시에 화재경보기가 울리자 역사에 있던 승객 수백 명이 대피하기 시작했다. 같은 시간 종로구 세종대로 정부서울청사 내 중앙재난안전상황실에도 비상이 걸렸다. 상황실 정면에 설치된 가로 6m, 세로 3m의 대형 스크린에서는 충무로역 곳곳의 폐쇄회로(CC)TV가 찍어 보내는 현장 상황이 그대로 중계됐다. 지하철역 화재는 대형 참사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직원들은 촉각을 곤두세우고 스크린을 주시하며 현장에 상황 파악을 지시했다. 잠시 뒤 술에 취한 한 남성이 소화기를 분사한 것으로 확인되자 상황실의 팽팽했던 긴장감이 비로소 풀어졌다.

이 같은 비상 상황은 하루 평균 10여 차례나 벌어진다. 지난해 11월 국민안전처 출범 이후 기존 상황실 업무에 소방방재청과 해양경찰이 통합되면서 큰 피해가 우려되는 대형 사건·사고는 대부분 이곳에서 파악해 관리한다. 명실상부 재난 상황의 ‘컨트롤타워’다. 12일 공개된 중앙재난안전상황실에서는 서울지하철, 한국도로공사, 경찰청, 수자원공사 등이 운영하는 전국의 CCTV 2만2778대의 자료를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할 수 있다. 23개 부처가 운영하는 재난 관련 정보망 35개도 거미줄처럼 연결돼 있다.

재난 정보와 실시간 영상자료는 중앙의 메인 스크린과 6개의 서브 스크린에 나뉘어 뜬다. 올해 초 ‘월 컨트롤러(wall controller)’도 새로 설치됐다. 스크린에서 자유자재로 화면을 통합, 분할하고 이동시킬 수 있는 장치로 순식간에 변하는 현장 상황을 놓치지 않고 보이게 한다.

현재 이곳에는 11개 부처에서 파견된 직원을 합해 총 120명이 4교대로 일하고 있다. 하지만 내년 8월 이후에는 상황이 불투명하다. 국민안전처가 세종시로 이전하면 정부세종청사에도 똑같은 상황실이 설치되기 때문이다. 정부서울청사 상황실 기능은 축소될 가능성이 높다. 새 상황실 구축에 180억 원이 소요돼 예산 낭비 문제도 제기되고 있다. 최규봉 중앙재난안전상황실장은 “비상시 서울 주재 회의에 대비해 현재 상황실을 계속 유지할 것”이라며 “최소한의 인력으로 운영해 비용을 줄일 방침”이라고 밝혔다.

최혜령 기자 herstory@donga.com
#국민안전처#중앙상황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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