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계종 “韓위원장 중재요청 관련 화쟁위 결정은 종단 공식 입장 아니다”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11월 2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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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노총 위원장 조계사 은신]
화쟁위 “이미 집에 들어온분 잘모신 조계사 측에 감사하다는 뜻 전해”

조계종 화쟁위원장 도법 스님(왼쪽) 등이 19일 한상균 민주노총 위원장의 거취를 논의하기 위해 회의실로 이동하고 있다. 최혁중 기자 sajinman@donga.com
조계종 화쟁위원장 도법 스님(왼쪽) 등이 19일 한상균 민주노총 위원장의 거취를 논의하기 위해 회의실로 이동하고 있다. 최혁중 기자 sajinman@donga.com
대한불교조계종 화쟁위원회가 한상균 민주노총 위원장의 중재 요청에 따라 ‘중재 활동을 할지 고민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화쟁위 위원장인 도법 스님은 19일 긴급회의를 마친 뒤 기자회견을 통해 “조계사에서 불편을 감수하면서 이미 집에 들어와 있는 분(한 위원장)을 잘 모시고 있기 때문에 (조계사 측에) 감사하다는 뜻을 전한다”고 말했다. 그는 “아직 한 위원장을 만나지 못했지만 요청 내용이 무엇인지, 각계 의견이 어떤지 면밀히 살펴 모두에 이익이 되는 지혜로운 길을 모색하겠다”고 말했다.

도법 스님은 “화쟁위가 종단의 기구이지만 자율적이고 독자적으로 운영되는 것”이라며 회의 결과가 조계종 전체 의견과 다를 수 있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조계종도 “화쟁위의 입장 표명은 중재 사안일지 아닐지에 대해 화쟁위 차원에서 활동을 시작했다는 수준으로 여겨 달라”며 “화쟁위가 어떠한 결정을 해도 이는 종단 차원의 공식적인 입장은 아니다”고 밝혔다.

화쟁위는 2013년 철도노조 파업을 비롯해 4대강 사업, 한진중공업 사태, 쌍용자동차 사태, 강정마을 문제 등 사회 현안에 개입해 왔다. 향후 조계종은 화쟁위의 개입으로 작지 않은 부담을 안게 될 것으로 보인다. 불법 폭력시위를 주도한 한 위원장 건은 중재할 사안이 아닌 데다 한 위원장이 반성과 자숙을 하기보다는 종교시설을 투쟁의 거점으로 이용하고 있다는 것이 알려지면서 비판적 의견이 거세게 쏟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조계종의 한 관계자는 “현재 불교 행사를 위해 해외에 체류하고 있는 자승 총무원장이 귀국해야 큰 가닥을 잡고 사태 해결도 빨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인도네시아 출장 중인 자승 원장은 21일 귀국할 예정이다.

권오혁 hyuk@donga.com·김갑식·유원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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