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오전 2시 20분경 경기 오산시 경부고속도로 부산방면 377km 지점. 허모 씨(42)의 스타렉스 차량이 빗길에 미끄러져 중앙분리대를 들이받았다. 옆으로 넘어진 차량은 1차로와 2차로에 걸쳐 멈춰 섰다. 허 씨는 사고 충격으로 3차로까지 튕겨져 나왔다. 사고 차량을 발견하지 못한 유모 씨(58)의 쏘렌토 차량이 허 씨 차량을 들이받으면서 도로는 아수라장이 됐다.
날이 어두운데다 길이 왼쪽으로 굽은 구간이라 사고 피해가 컸다. 뒤따라오던 택시와 1t 화물차가 쓰러져 있던 허 씨를 미처 발견하지 못해 밟고 지나갔다. 경찰은 허 씨가 이 때 숨진 것으로 보고 정확한 사인을 조사 중이다. 택시 운전자 정모 씨(59)는 “덜컹 밟히는 느낌이 났지만 사고차량 파편인 줄 알았다”고 진술했다.
끔찍한 사고는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차량 상태가 의심스러웠던 택시와 화물차는 사고 지점에서 50m가량 떨어진 갓길에 차를 세웠다. 그 순간 승용차 한 대가 갓길로 돌진해 택시를 들이받았다. 뒤늦게 추돌 차량들을 발견한 운전자 김모 씨(27)가 급히 핸들을 꺾어 갓길에 차를 세우려다 사고를 낸 것이다. 이 사고로 택시에 타고 있던 황모 양(16)이 머리를 크게 다쳐 숨졌다. 경찰 관계자는 “사고 차량을 발견하면 옆 차선도 조심해서 지나가야 한다. 2차 사고 운전자들의 부주의가 아쉽다”고 말했다.
고속도로 2차 사고는 사망사고로 이어지기 쉽다. 한국도로공사에 따르면 2010년부터 최근 5년간 391건의 2차 사고로 234명이 숨졌다. 전체 교통사고 사망확률(11.8%)보다 치사율(59.8%)도 크게 높다. 올해도 10월까지 26명이 숨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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