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부고속도로서 빗길 교통사고…5중 추돌로 2명 사망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11월 30일 15시 56분


30일 오전 2시 20분경 경기 오산시 경부고속도로 부산방면 377km 지점. 허모 씨(42)의 스타렉스 차량이 빗길에 미끄러져 중앙분리대를 들이받았다. 옆으로 넘어진 차량은 1차로와 2차로에 걸쳐 멈춰 섰다. 허 씨는 사고 충격으로 3차로까지 튕겨져 나왔다. 사고 차량을 발견하지 못한 유모 씨(58)의 쏘렌토 차량이 허 씨 차량을 들이받으면서 도로는 아수라장이 됐다.

날이 어두운데다 길이 왼쪽으로 굽은 구간이라 사고 피해가 컸다. 뒤따라오던 택시와 1t 화물차가 쓰러져 있던 허 씨를 미처 발견하지 못해 밟고 지나갔다. 경찰은 허 씨가 이 때 숨진 것으로 보고 정확한 사인을 조사 중이다. 택시 운전자 정모 씨(59)는 “덜컹 밟히는 느낌이 났지만 사고차량 파편인 줄 알았다”고 진술했다.

끔찍한 사고는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차량 상태가 의심스러웠던 택시와 화물차는 사고 지점에서 50m가량 떨어진 갓길에 차를 세웠다. 그 순간 승용차 한 대가 갓길로 돌진해 택시를 들이받았다. 뒤늦게 추돌 차량들을 발견한 운전자 김모 씨(27)가 급히 핸들을 꺾어 갓길에 차를 세우려다 사고를 낸 것이다. 이 사고로 택시에 타고 있던 황모 양(16)이 머리를 크게 다쳐 숨졌다. 경찰 관계자는 “사고 차량을 발견하면 옆 차선도 조심해서 지나가야 한다. 2차 사고 운전자들의 부주의가 아쉽다”고 말했다.

고속도로 2차 사고는 사망사고로 이어지기 쉽다. 한국도로공사에 따르면 2010년부터 최근 5년간 391건의 2차 사고로 234명이 숨졌다. 전체 교통사고 사망확률(11.8%)보다 치사율(59.8%)도 크게 높다. 올해도 10월까지 26명이 숨졌다.

박성민기자 mi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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